우연히 발견한 고구려의 삼족오(三足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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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작성일 09-07-08 수정일수정일 70-01-01 조회9,767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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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토통신> - 16
우연히 발견한 고구려의 삼족오(三足烏)
최 영 호
(한국민족연구원 연구위원)
일년 가까운 일본 쿄토생활의 마지막 주일에 온천 여행을 떠났다. 와카야마에 있는 아주 재미 있는 온천이었다. 높은 산이 양쪽으로 솟아 있는 대자연의 계곡에 큰 내가 흐르는데 그 곳에서 온천이 나오는 것이다. 냇가 어느 곳을 파도 75도의 뜨거운 물이 나온다고 하는데 우리가 간 날은 마침 장마가 계속되는 속에서도 반짝 개인 날이었다. 호텔 주인의 하는 말,
“아슬아슬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할 수 있어요 , 내일은 좀 무리지 않을 까 싶습니다.“
짐을 대충 방에 놓자 마자 서둘러 온천 행. 큰 욕장을 거쳐 간단한 욕의를 걸치고 나가니 어허, 이게 정말 웬 일인가! 강처럼 큰 내에는 옥색의 물이 도도히 흐르는데 1미터도 떨어 지지 않은 곳에 온천이.. 몇 미터의 거리를 두고 남탕이 있다. 물론 완전한 로텐부로(露天風呂)이다.
타월 하나로 겨우 가린 남자들이 옆에서 온천을 즐긴다. 그러나 여자도 남자도 아무렇지 않다. 일본의 목욕문화는 우리와 많이 다르다.
저녁을 마치니 비가 내린다. 그래도 다시 한번 냇가로 나갔다. 번개까지 치는데 흐릿한 불빛속에서 비를 맞으며 온천을 즐기고 있으니 참 신기하기도 하다. 하늘에 별이 떠 있으면 얼마나 운치가 더했을까.... 그 이틋날 아침, 露天 온천이 안 보인다. 어제 저녁 큰 비 경보와 홍수 경보가 내렸다고 마이크로 외치던 소리가 들리더니 밤새 계곡의 물이 늘어나 온천이 계곡물에 완전히 잠겨 버렸다.
이곳에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쿠마노고도(熊野古道)가 있었다. 그 옛날, 오사카지역에서 배로 출발하여 산을 넘어 와카야마까지 오는데 한달이 걸렸다던가.....
우리는 호텔에서 안내하는 아주 간단한 코스를 선택했다. 차로 높은 어느 지점까지 올라 그곳에서부터 내려 오는 코스였다. 약 한시간 반정도 걸리는 길.
어제 저녁와 아침 너무 잘 먹었으니 땀을 흘려야 한다. 일본 NHK의 드라마 촬영장면으로 유명해진 차밭 주인이 자청하여 설명을 해 주었다. 집 한 채 달랑 있는 산 속에 살면서 그는 이런 것으로 보람을 삼는 것 같았다.
험한 산길을 오르고 내리며 그 옛날 사람들이 겨우 종착지에 도착하여 신에게 빌었다는 그곳을 우리는 향해 갔다.
熊野本宮大社였다. 부처님이 신으로 화신하여 나타난다고 알려 졌던 이곳은 헤이안 시대부터 에도시대까지 참배객이 끊이지 않았던 靈場으로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땅으로서 전국에 알려졌었다. 땀으로 번벅이 되어 겨우 도착한 곳에서 차거운 보리 차 한잔을 마시니 더 이상 맛있을 수 없는 맛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서 재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전으로 들어 가는 양옆에 삼족오가 조각되어 있는 것이었다. 어?! 고구려의 상징인데?
이름도 고구려를 뜻하기도 하는 쿠마를 사용했더니... 설명문을 읽어 보니 쿄토의 야사카 신사에 모신 스사노오노미코토가 주신이 아닌가? 이곳도 우리 조상과 관계가 있는 곳이 아닐까?
집에 돌아 오자 마자 찾아 본 책에서 나는 만족스럽지는 않았으나 해답을 얻었다.
이 신사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신사가 시마네현의 이즈모(出雲)에도 있었다. 이즈모는 일본 역사의 시작에 관한 전설이 전해 지는 곳이다. 신라의 연오랑 ,세오녀 전설과도 인연이 있는 고장이다. 이즈모의 지도자였던 出雲國造는 도래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들 씨족의 수호신을 모신 곳이 熊野神社이고 그곳에 모신 신의 신격은 일본 최고.
그래서 神階가 이즈모신사보다 한단계 높았다고 “出雲國風土記”에 기록되어 있다 한다.
그런데 세계문화유산으로 세계인이 사랑하는 이곳 와카야마 타나베(和歌山田邊)시에 있는 熊野本宮神社가 이즈모의 熊野神社에 그 뿌리를 두었다. 이즈모의 신을 모셔 와 이곳에 모셨다는 것이다. 신사의 시작과 도래인의 자세한 내용에 대한 기록은 찾아 내지 못했으나 도래인의 수호신이었던 신이 이곳에 모셔졌다면 의심할 여지 없는 도래인의 신사가 아니겠는가?
불교가 들어 온 이후 이 신사는 신불 습합의 성지가 되어 왕이 직접 참배하기도 했을 뿐 아니라 전국으로부터 귀족 서민 할 것없이 참배객이 끊이지 않아 “蟻の熊野詣”라고 불리워 진 곳이었다. 이곳의 주신인 스사노오노미코토는 수목을 지배하는 신이기도 하여 키노쿠니(紀乃國)의 어원이 여기에서 유래한다.
이곳이 2004년부터 다시 일본 사람들을 깨워 놓았다. 유네스코가 지켜야 할 유산으로 지정한 것이다. 아득한 옛날 신의 영험을 얻고자 한달여 배를 타고, 산을 타고 찾아 온 곳을 이제 일본인들이 다시 찾고 있다. 여러 코스가 있는 중에 우리가 택한 것은 가장 짧은 코스였으나 옛 조상들의 숨결이 여기에도 있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면 다른 사람들처럼 관광 오는 기분이 될 수가 없다.
우리가 간 날, 일본의 유명한 가수 타니무라신지(谷村新司)가 신사에 참배하는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독특한 옷을 입고 宮司가 진행하는 대로 경건하게 따르는 의식을 볼 수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그날 오후 처음으로 이신사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했다. 이것 마져도 볼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현재 이곳의 궁사로 있는 쿠키상은 이렇게 말한다.
“쿠마는 유산이 아니다.사람들이 생활하며 무엇인가를 구하러 찾아 나서는 살아 있는 존재다. 이미 나이가 든 사람들이 자기를 찾고 싶을 때 그들을 받아 주는 곳이 아닐까?”
그래서 그는 많은 행사를 부른다. 배우의 무대를 만들기도 하고 가수를 모시기도 하고...
현대 일본인들과 가까워 지는 이런 행사는 이미 떠나 버린 마음속의 신을 다시 불러 올 것임을 그는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돌아 오는 길에 우리는 매실 공장이랑 매실 농장에 들렀다. 와카야마는 일본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南高梅의 명산지다. 매실을 이용하여 만들어 지는 엄청 난 종류의 먹거리를 시식해 보면서 머지 않아 이 바람이 우리나라에도 불어 오지 않을 까 싶었다. 우매보시, 우매사탕,우매술, 우매 쨈, 특히 마늘을 넣어 놓은 우매를 보면서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마늘냄새 난다고 한국 인을 그렇게도 무시하던 사람들이 이제 아예 마늘을 통으로 먹네.
이제 한국으로 돌아 가면 매실나무에 정성을 한번 쏟아 볼까....허허.
<2009년 7월 8일>
http://blog.naver.com/goodsociety/90052144624
우연히 발견한 고구려의 삼족오(三足烏)
최 영 호
(한국민족연구원 연구위원)
일년 가까운 일본 쿄토생활의 마지막 주일에 온천 여행을 떠났다. 와카야마에 있는 아주 재미 있는 온천이었다. 높은 산이 양쪽으로 솟아 있는 대자연의 계곡에 큰 내가 흐르는데 그 곳에서 온천이 나오는 것이다. 냇가 어느 곳을 파도 75도의 뜨거운 물이 나온다고 하는데 우리가 간 날은 마침 장마가 계속되는 속에서도 반짝 개인 날이었다. 호텔 주인의 하는 말,
“아슬아슬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할 수 있어요 , 내일은 좀 무리지 않을 까 싶습니다.“
짐을 대충 방에 놓자 마자 서둘러 온천 행. 큰 욕장을 거쳐 간단한 욕의를 걸치고 나가니 어허, 이게 정말 웬 일인가! 강처럼 큰 내에는 옥색의 물이 도도히 흐르는데 1미터도 떨어 지지 않은 곳에 온천이.. 몇 미터의 거리를 두고 남탕이 있다. 물론 완전한 로텐부로(露天風呂)이다.
타월 하나로 겨우 가린 남자들이 옆에서 온천을 즐긴다. 그러나 여자도 남자도 아무렇지 않다. 일본의 목욕문화는 우리와 많이 다르다.
저녁을 마치니 비가 내린다. 그래도 다시 한번 냇가로 나갔다. 번개까지 치는데 흐릿한 불빛속에서 비를 맞으며 온천을 즐기고 있으니 참 신기하기도 하다. 하늘에 별이 떠 있으면 얼마나 운치가 더했을까.... 그 이틋날 아침, 露天 온천이 안 보인다. 어제 저녁 큰 비 경보와 홍수 경보가 내렸다고 마이크로 외치던 소리가 들리더니 밤새 계곡의 물이 늘어나 온천이 계곡물에 완전히 잠겨 버렸다.
이곳에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쿠마노고도(熊野古道)가 있었다. 그 옛날, 오사카지역에서 배로 출발하여 산을 넘어 와카야마까지 오는데 한달이 걸렸다던가.....
우리는 호텔에서 안내하는 아주 간단한 코스를 선택했다. 차로 높은 어느 지점까지 올라 그곳에서부터 내려 오는 코스였다. 약 한시간 반정도 걸리는 길.
어제 저녁와 아침 너무 잘 먹었으니 땀을 흘려야 한다. 일본 NHK의 드라마 촬영장면으로 유명해진 차밭 주인이 자청하여 설명을 해 주었다. 집 한 채 달랑 있는 산 속에 살면서 그는 이런 것으로 보람을 삼는 것 같았다.
험한 산길을 오르고 내리며 그 옛날 사람들이 겨우 종착지에 도착하여 신에게 빌었다는 그곳을 우리는 향해 갔다.
熊野本宮大社였다. 부처님이 신으로 화신하여 나타난다고 알려 졌던 이곳은 헤이안 시대부터 에도시대까지 참배객이 끊이지 않았던 靈場으로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땅으로서 전국에 알려졌었다. 땀으로 번벅이 되어 겨우 도착한 곳에서 차거운 보리 차 한잔을 마시니 더 이상 맛있을 수 없는 맛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서 재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전으로 들어 가는 양옆에 삼족오가 조각되어 있는 것이었다. 어?! 고구려의 상징인데?
이름도 고구려를 뜻하기도 하는 쿠마를 사용했더니... 설명문을 읽어 보니 쿄토의 야사카 신사에 모신 스사노오노미코토가 주신이 아닌가? 이곳도 우리 조상과 관계가 있는 곳이 아닐까?
집에 돌아 오자 마자 찾아 본 책에서 나는 만족스럽지는 않았으나 해답을 얻었다.
이 신사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신사가 시마네현의 이즈모(出雲)에도 있었다. 이즈모는 일본 역사의 시작에 관한 전설이 전해 지는 곳이다. 신라의 연오랑 ,세오녀 전설과도 인연이 있는 고장이다. 이즈모의 지도자였던 出雲國造는 도래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들 씨족의 수호신을 모신 곳이 熊野神社이고 그곳에 모신 신의 신격은 일본 최고.
그래서 神階가 이즈모신사보다 한단계 높았다고 “出雲國風土記”에 기록되어 있다 한다.
그런데 세계문화유산으로 세계인이 사랑하는 이곳 와카야마 타나베(和歌山田邊)시에 있는 熊野本宮神社가 이즈모의 熊野神社에 그 뿌리를 두었다. 이즈모의 신을 모셔 와 이곳에 모셨다는 것이다. 신사의 시작과 도래인의 자세한 내용에 대한 기록은 찾아 내지 못했으나 도래인의 수호신이었던 신이 이곳에 모셔졌다면 의심할 여지 없는 도래인의 신사가 아니겠는가?
불교가 들어 온 이후 이 신사는 신불 습합의 성지가 되어 왕이 직접 참배하기도 했을 뿐 아니라 전국으로부터 귀족 서민 할 것없이 참배객이 끊이지 않아 “蟻の熊野詣”라고 불리워 진 곳이었다. 이곳의 주신인 스사노오노미코토는 수목을 지배하는 신이기도 하여 키노쿠니(紀乃國)의 어원이 여기에서 유래한다.
이곳이 2004년부터 다시 일본 사람들을 깨워 놓았다. 유네스코가 지켜야 할 유산으로 지정한 것이다. 아득한 옛날 신의 영험을 얻고자 한달여 배를 타고, 산을 타고 찾아 온 곳을 이제 일본인들이 다시 찾고 있다. 여러 코스가 있는 중에 우리가 택한 것은 가장 짧은 코스였으나 옛 조상들의 숨결이 여기에도 있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면 다른 사람들처럼 관광 오는 기분이 될 수가 없다.
우리가 간 날, 일본의 유명한 가수 타니무라신지(谷村新司)가 신사에 참배하는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독특한 옷을 입고 宮司가 진행하는 대로 경건하게 따르는 의식을 볼 수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그날 오후 처음으로 이신사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했다. 이것 마져도 볼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현재 이곳의 궁사로 있는 쿠키상은 이렇게 말한다.
“쿠마는 유산이 아니다.사람들이 생활하며 무엇인가를 구하러 찾아 나서는 살아 있는 존재다. 이미 나이가 든 사람들이 자기를 찾고 싶을 때 그들을 받아 주는 곳이 아닐까?”
그래서 그는 많은 행사를 부른다. 배우의 무대를 만들기도 하고 가수를 모시기도 하고...
현대 일본인들과 가까워 지는 이런 행사는 이미 떠나 버린 마음속의 신을 다시 불러 올 것임을 그는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돌아 오는 길에 우리는 매실 공장이랑 매실 농장에 들렀다. 와카야마는 일본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南高梅의 명산지다. 매실을 이용하여 만들어 지는 엄청 난 종류의 먹거리를 시식해 보면서 머지 않아 이 바람이 우리나라에도 불어 오지 않을 까 싶었다. 우매보시, 우매사탕,우매술, 우매 쨈, 특히 마늘을 넣어 놓은 우매를 보면서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마늘냄새 난다고 한국 인을 그렇게도 무시하던 사람들이 이제 아예 마늘을 통으로 먹네.
이제 한국으로 돌아 가면 매실나무에 정성을 한번 쏟아 볼까....허허.
<2009년 7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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