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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전쟁'잔다르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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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작성일 19-03-18 수정일수정일 19-03-18 조회2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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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전쟁'잔다르크 되나

민주당, 3·1운동서 '혁명'으로..정명운동 포문
5.18망언에 반민특위 발언까지..한국당 반격
집권세력 마다 역사 재해석..반복된 역사전쟁

 
 
‘5.18’부터 ‘반민특위’ 정국까지..재도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최근 연타석 ‘홈런’입니다. 지난 12일 다른 자리도 아닌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소리를 듣지 않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여 보수진영의 환영을 받았고, 곧 이어 14일 “친일반민족행위특별조사를 하다 좌절됐던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로 인해 국민이 분열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거센 비판이 제기됐고, 일각에서는 ‘토착왜구’라는 원색적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는 다음날에도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반민특위 활동을 잘 됐어야 했지만 (반민특위가) 결국 국론분열을 가져왔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 이후 지지층 결집 현상까지 나타나자 더욱 자신감이 넘쳐 보입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조사한 3월 2주차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9%p 오른 32.3%로 4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한국당 지지율은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전인 지난 11일 30.8%를 기록했다가 13일에는 32.4%로 상승했습니다. 특히 한국당에 대한 보수층 지지율은 11일 58.7%에서 13일 69.5%까지 수직 상승했습니다. 나 원내대표의 강한 발언들이 ‘통했다’는 분석이 따릅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요즘 당황스럽습니다. 김진태ㆍ김순례ㆍ이종명 이른바 ‘5.18망언’ 3인방의 5.18모독발언 이후 정국 주도권을 쥐는 듯 했지만 한국당에서 강한 발언이 나올 수록 한국당 지지율은 계속 오르고 민주당은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전주대비 37.2%로 한국당과 오차범위까지 지지율이 좁혀졌습니다.

사실 지난해부터 민주당은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역사 띄우기’ 행보를 이어 왔습니다. 독립운동사를 매개로 북한과 교류하는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었으며, 3.1운동이 아닌 3.1혁명으로 정명(正名)운동에도 나서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른바 역사 바로세우기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모색할 만도 했습니다. 그러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남북관계도 이렇다 할 모멘텀을 만들지 못한 채 차분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데 그쳤습니다. 5.18망언도 ‘역사 바로세우기’ 측면에서 총공세에 나섰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동력이 빠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식에서 ‘빨갱이’라는 표현은 청산해야 할 대표적 친일잔재”라고 선언합니다.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국민분열’ 발언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반격을 가한 셈입니다. 바야흐로 ‘역사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그 전쟁에 나 원내대표가 한국당의 잔다르크로 부상하는 모습입니다.

정권교체 마다 역사교체..반복되는 ‘전쟁’

사실 역사전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최근 가파른 여야의 대치도 깊은 ‘역사전쟁’의 갈등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습니다. 조금 지루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역사전쟁의 역사를 이야기 해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한 1998년 제2건국운동을 선언하며 민주화 이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시작합니다. 물론 역사 바로 세우기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작품이지만 본격적인 역사 재해석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정권이 교체된 김대중 정부부터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이어 집권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친일 반(反)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를 설치해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바로잡겠다고 팔을 걷어붙입니다.

10년 동안 정권을 놓친 보수진영은 그 사이 뉴라이트 운동을 시작합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으로 보수진영은 다시 집권에 성공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8월 15일을 광복절에서 건국절로 바꿔야 한다며 진보정권이 추진한 역사 바로 세우기를 뒤집고 나섭니다. 뉴라이트 운동의 반격이라고 지칭되곤 합니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서는 국내 한 역사연구소가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過)를 부각시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자 두 진영 간 역사전쟁은 더욱 첨예해졌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교과서 논란도 이런 맥락에서 촉발됐습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통령에 재도전해 당선된 직후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해온 국정교과서를 폐기합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한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지난 20년간 정권 교체는 사실상 ‘역사 교체’였습니다. 집권세력에 따라 이승만 전 대통령은 국부가 되기도 과만 많은 대통령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검토됐던 김구 선생 초상화가 들어간 10만원 권 발행이 전격 취소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분법적 사고로 진영 논리를 가지고 역사를 해석하는 역사전쟁을 언제쯤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E H 카는 역사가의 해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역사가는 사실의 비천한 노예도 아니고 난폭한 지배자도 아니다. 역사가와 사실의 관계는 평등한 관계, 주고받는 관계다”라고 말했습니다. 정권에 따라 역사를 해석하기 보다 사실과 평등한 관계를 가진 중심있는 역사가가 다시 시작된 역사전쟁을 마무리 해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앞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 11~13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10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 됐고,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입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