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회의 위원회 제도 및 운영의 문제점Ⅱ
역자 : 나 혜숙 (국회도서관 해외자료관)
Ⅳ. 위원회와 본회의와의 관계
1. 위원회의 지위 부여
위원회는 의회의 내부기관이며 본회의의 하부기관이다. 그러나 본회의에 대한 종속도 정도는 위원회의 기능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첫째는, 위원회가 회부된 안건에 대하여 심사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위원회는 본회의의 예비적 하부심사기관으로서 본회의에 완전히 종속된다. 이 점은 讀會制를 채택했던 제국의회의 경우나 현재의 일본 국회 및 지방의회 모두 기본적으로는 다를 바가 없다. 조사사건과 관련해서도 본회의 의결로 설치되는 조사특별위원회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생각해도 좋겠다.
둘째는, 위원회가 독자적으로 조사활동을 하는 경우이다. 제국의회의 위원회는 "議院에 회부된 안건 이외의 것을 교섭할 수 없다" 고 되어 있어, 위원회가 본회의와 독립된 형태로 활동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현재에는 상임위원회에 고유한 조사권이 부여됨으로써 위원회는 자주적인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다만, 상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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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자료는 일본의 『의회정치연구』44호('97년 12월) 및 46호('98년 6월)에 게재된 前 참의원 의사부장 梒 啓明의 「위원회의 제도 및 운영의 제문제」⑴과 ⑵를 전문 번역하여 해외정보 47호와 이번 호에 나누어 발간되는 것임.
가 조사활동을 하는 경우에 중의원에서는 議院의 대표자인 의장의 승인을 요하도록 되어 있으며,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의장에게 통지하게 되어 있다. 이에 비하여 참의원에서는 이와 같은 절차가 필요없다.
물론 이 조사활동도 입법준비 및 행정감독을 위한 것이므로 궁극적으로는 본회의 활동과 결부되는 것이지만, 직접적으로는 본회의의 명령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위원회의 결의만 있으면 되므로 본회의에 대한 종속도는 매우 약하다고 하겠다.
셋째는, 위원회가 본회의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이다. 국회에서는 위원회에 법률안의 제출권을 인정하고 있다. 위원회가 모처럼 조사활동을 벌이는 것이라면 그 결과에 의거한 입법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제안권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지방의회의 위원회에는 의안의 제출권이 없다. 의안제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위원회의 조사보고서 중에 입법권고를 한다거나, 위원 중심의 토의를 거친 후 의원이 발의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의회활성화의 중심이 되어야 할 위원회에 대하여 국회의 경우에는 결의안의 제출권을,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조례안, 의견서안, 결의안의 제출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2. 위원회의 회부안건 심사의무
위원회에 의안 등이 회부된 경우, 위원회는 이를 심사하고, 그 결과를 반드시 본회의에 보고해야 하는지, 아니면 위원회에서 이를 폐기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있다.
미국 의회의 위원회는 본회의의 단순한 예비적 하부심사기관이 아니라 제1차적 심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의회에 제출되는 법률안은 매우 많아 모든 의안을 본회의에서 심의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위원회에 제1차적인 취사선택권을 부여하여 필요한 것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수정하여 통합한 다음 본회의에 송부하게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영국 의회는 독회제를 채택하여 본회의 심의에서 통과되는 의안만 위원회에 송부하게 되어 있으므로 위원회에는 의안의 폐기권이 없다.
일본의 경우 국회에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의안은 본회의 심의에 앞서 위원회에 회부되도록 되어 있고, 지방의회의 경우도 위원회 회부 전에 본회의 심의가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거기서는 취지설명과 질의만 이루어지고 제1차 의결은 하지 않으므로, 국회나 지방의회 모두 미국적 사고방식을 일부만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의안의 건수는 그다지 많지 않으며 의안의 최종적인 생사여탈권은 본회의가 가져야 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위원회에는 최종적인 결정권이 부여되어 있지 않다.
국회의 위원회에서 필요 없다고 인정된 의안에 대하여 본회의에 부의할 것을 요하지 않는다는 의결권이 부여되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의원 20인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반드시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위원회가 심사를 진행시키지 않아 회기중 의결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폐기의안이 되어 버리는데, 그러한 경우 국회에서는 본회의의 의결을 거쳐 위원장의 중간보고를 요구한 후 위원회의 심사에 기한을 정한다거나 곧바로 본회의에 부의하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안건의 위원회 심사중 언제라도 위원회 심사의 기한을 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위원회 회부사건에 대해서는 본회의가 결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
3. 위원회의 중간보고
본회의는 위원회에서 심사 중인 안건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를 알기 위하여 위원장의 중간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 국회의 경우 위원회에서 여야 대립으로 심사가 진전을 보지 못하는 의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는 수단으로서 이 제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중의원에서 장기이식법안을 심의하던 경우와 같이 위원회에서 의결을 하고 싶지 않을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비하여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위원장의 중간보고는 위원회의 심사에 기한을 정하는 전제로서의 필요성이 없으므로, 중간보고는 어디까지나 위원회의 심사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것이 된다.
한편 위원회 쪽의 신청에 의해서 중간보고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국회에서는 참의원 규칙에 상임위원회의 조사사건에 대해서는 위원회의 신청에 의해 본회의의 의결을 얻어 중간보고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상임위원회는 그 소관 사항 전반에 대하여 폭넓은 조사활동을 행하고 있으므로, 실제로 조사가 끝나는 일은 없다. 그러한 가운데 특정한 테마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결론이 나온 경우에는 이 중간보고 제도를 활용하여 특정 테마에 관한 사실상 보고를 종료하게 된다. 그 외에 중·참 양원에서는 규칙에 근거를 두지 않은 중간보고가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참의원의 조사회도 1년에 한 번 중간보고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상임위원회나 특별위원회, 또는 심사안건이나 조사안건 모두 위원회가 본회의의 승인을 얻어 중간보고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국회도 이와 같은 폭넓은 중간보고가 가능하도록 규칙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4. 위원장 보고와 소수의견 보고
위원회는 심사 또는 조사를 종료한 경우 심사보고서, 조사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한다. 이 보고서는 규칙상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작성하도록 되어 있다. 보고서는 본회의 심의에 출석하는 의원에게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므로, 위원회가 채택한 다수의견에 의거한 설득력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 현재 참의원 조사회의 조사보고서 등은 위원회에서 보고서의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위원회의 보고서는 내용이 부족한 형식적인 것이며, 따라서 위원회는 보고서 작성을 위원장에게 일임하고 있으나, 실제는 사무 담당자가 매우 기계적으로 작성하고 있다.
한편 본회의에서는 위원장의 구두보고가 이루어진다. 이 보고 내용에 관한 위원회의 의결은 불필요하지만, 위원장은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지 않고 위원회 보고서의 취지에 걸맞는 보고를 하여야 한다. 일본 국회에서는 위원장이 자기의 의견을 덧붙였다고 하여 그 부분이 취소된 적이 있다.
이에 비하여 위원회에서는 소수의견 존중이라는 관점에서 본회의에서의 소수의견을 보고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위원회에서 폐기된 소수의견을 보고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경우에 "출석위원 10분의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며,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출석위원 1명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되어 있다. 더욱이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위원회에서의 의결 시에 소수의견을 "유보"시키는 발언을 반드시 하도록 되어 있다. 국회의 경우에 그와 같은 규정은 없으나, 운용상 유보(예고)발언을 인정하고 있다.
소수의견은 의견이 일치하는 의원들이 그룹을 형성하여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안건에 반대하는 의원도 반대이유가 각각 다르면 각기 별도로 소수의견을 보고할 수 있다. 부결된 수정안에 대해서도 수정안마다 소수의견 보고를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1안건에 대한 1위원의 의견은 하나밖에 없으므로 동일인이 수정안마다 별개의 소수의견서를 낼 수는 없다.
소수의견 보고제도에는 운용상의 문제가 있다. 그것은 현재의 위원장보고가 위원회의 심사 경과와 결과를 지극히 객관적으로 간단히 서술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에, 소수의견 보고가 이루어지면 소수의견 발언만이 돌출되어 버리게 된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본회의에서의 토론을 인정하자는 뜻에서 소수의견 보고제도를 폐지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소수의견 보고는 있어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운용상 위원장 보고와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적어도 소수의견 보고가 본회의에서 이루어진다면 위원장 보고도 다수의견을 명확히 반영한 설득력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
5. 위원회 재회부, 재심사
본회의는 위원회에서 종료한 안건에 대하여 위원회의 심사·조사가 불충분하다거나 부적당하다고 하여 이것을 같은 위원회 또는 다른 위원회에 재회부할 수 있다. 이 경우 같은 위원회에서 다시 의결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것은 본회의 의결에 의한 명령에 근거를 두는 것이므로 일사부재의의 원칙에는 저촉되지 않는다.
한편 국회에서는 안건이 본회의의 의제가 되기 전에 위원회가 스스로 그 의결을 취소하고 보고서를 철회하여 재심사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일사부재의의 원칙에 저촉되지만, 위원회 단계에서의 의결이므로 탄력적인 운용을 위해 인정하고 있다.
또한 국회에서는 위원회에서 표결이 강행될 때에, 의원들이 표결은 부당하니 안건을 위원회에 되돌리자고 의장에게 요구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하여 중·참 양원의 의장 어느 쪽에도 회부권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러나 위원회 의결이 부당함을 넘어 명백히 위법인 경우(정족수 부족이 명백하다거나, 과반수 인정이 잘못되어 있을 경우 등)에는, 의장은 보고서의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다만 위원회 의사에 하자가 있더라도 이것을 간과하여 본회의 의결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본회의 의결에 하자가 없으면 의회의 의결은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위원회의 심사 종료 후 본회의의 의제가 되는 것은 위원회 의결이나 위원회보고가 아니라 안건 그 자체이다. 따라서, 위원회가 어떤 안건을 부결한 경우라도 그 안건은 본회의의 의제가 된다. 다만 위원회에서 수정 의결이 이루어진 때에는 원안 뿐만 아니라 위원회의 수정의견도 위원회 수정안으로서 본회의의 의제가 된다.
위원회에서 심사·조사가 종료된 의안의 본회의 표결 시에는, 위원회가 본회의 의결안을 작성하는 장이기 때문에, 본회의는 위원회의 의결을 그대로 결정할 것인가에 대하여 자문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이것을 깊이 헤아려 보면 본회의가 이를 부결할 경우 본회의는 더 이상 자문할 일이 없어져 다시 위원회에 심사나 수정을 명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버린다.
국회에서의 결산의결과 같이 위원회가 의결안 작성을 위임받은 곳(지방의회의 경우에는 결산을 인정할 것인지 인정하지 않을 것이지를 정하면 된다)도 있으나, 일반 의안은 본회의에 대하여 의결 내용을 권고하는데 불과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위원회가 "가결해야 하는 것"으로 결정한 때에는 위원회 의결 그대로 가결하는 것에 대하여 자문하고, 이것이 소수일 경우에는 당해 의안은 곧바로 부결된 것으로 보아도 좋다. 이에 비하여, 위원회가 "부결해야 하는 것"으로 결정한 때에는 위원회 의결 그대로 부결하는 것에 대하여 자문하게 되면 이것이 소수가 될 경우 부결의 부결, 즉 가결에 대하여 자문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따라서 이 경우는 처음부터 가결에 대하여 자문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된다. 위원회가 "수정 의결해야 하는 것"으로 결정한 때에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위원회 수정안이 가결될 것이 확실한 경우에는 위원회 의결 그대로 수정의결하는 것에 대하여 자문하고 1회에 한해 표결도 가능하지만, 이 수정안이 부결될 것 같은 경우, 또는 가결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위원회 수정안과 원안을 별도로 의결해야 하게 된다.
7. 위원회 결의와 본회의 결의
본회의 결의와는 별도로 위원회도 독자적으로 위원회 결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위원회 결의가 본회의 결의에 선행하는 때에는 본회의 결의가 위원회 결의와 취지가 다른 것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위원회의 다수회파가 본회의에서는 소수회파로 역전되어 있는 경우 등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는 본회의 결의가 의회 전체의 의사를 나타내게 되는데, 위원회 결의가 본회의 결의에 의해 사실상 부정되게 된다. 이에 비하여 본회의 결의가 선행한 경우에는 위원회는 이에 반하는 결의를 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일사부재의 원칙의 적용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하위기관인 위원회가 상위기관인 본회의의 결정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위원회는 회부된 안건의 의결시에 부대결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위원회에 한정되는 결의이지 본회의 의결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별도로 본회의에 결의안을 제출하게 된다. 제도의 개정에 의하여 위원회에 본회의 결의안의 제출권이 인정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Ⅴ. 위원회 심사의 특별 형태
위원회에서는 그 소속 위원만 발언권이나 표결권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다만 발언 만이라면 그 소속 위원 아닌 의원(역주:위원 아닌 의원이라 한다)에게 인정해도 좋은 경우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위원회의 심사가 충실해지는 경우가 있다. 위원 아닌 의원의 발언도 그런 취지에서 이루어진다.
위원 아닌 의원의 발언이 이루어지는 경우로서는 ①특정 사항에 대하여 위원 아닌 의원으로서 특별한 식견를 지니고 있어 위원회가 그 의견을 청취하고 싶을 때, ②위원 아닌 의원 자신이 특별히 관심이 있는 사항에 대하여 위원회에서의 발언을 희망하는 경우가 있다. 그 외에 참의원에서는 예를 들면 참의원 의원의 선거제도 개혁에 대하여 모든 회파에 발언권을 부여하기 위하여 위원 할당이 없는 회파 의원을 옵서버 자격으로 출석하게 하여 발언을 인정하는 경우, 국회운영에 관하여 운영위가 위원 할당이 없는 회파의 의견을 청취하는 경우 등에 이 제도가 활용되고 있다. 다만, 국회에서는 위원의 변경이 간단히 인정되므로 위원 할당이 있는 회파의 의원이라면 같은 회파의 다른 위원을 대신하여 정규 위원으로서 발언할 수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이 제도는 그다지 활용되지 않고 있다.
위원 아닌 의원의 발언을 인정하느냐 않느냐 하는 문제는 위원회가 결정할 사항이지, 발언을 희망한다고 해서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위원 아닌 의원의 발언내용에 관해서는 국회의 양원 규칙, 지방의회의 규칙에 각기 다르게 규정되어 있다. 중의원규칙에서는 "의견"이라 되어 있고, 참의원규칙에서는 위원회로부터 발언을 요구할 경우에는 "의견", 위원 아닌 의원으로부터 요구할 경우에는 단지 "발언"이라 되어 있다. 지방의회의 표준규칙에서는 위원회로부터 요구할 경우에는 "설명 또는 의견", 위원 아닌 의원으로부터 요구할 경우에는 "발언의 신청"이라 되어 있다. 이 제도의 취지에서 본다면 의견의 표명으로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실제로 국회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다른 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질의를 하며 질의를 통하여 의견을 진술하게 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발언허가권은 위원회에 있으므로, 발언을 의견의 표명에 그치게 하느냐, 아니면 질의가 이루어지게 하느냐는 위원회가 각각 판단하면 된다. 또한 이는 의견의 표명이기 때문에 토론 단계에서도 이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으나, 일본 의회에서의 토론은 토의가 아니라 단지 표결에 앞서서 이루어지는 찬반 이유의 표명 정도에 그치고 있으므로, 이 단계에서는 위원 이외의 의견 표명은 인정되지 않는다.
한편 참고인제도가 존재함으로써 의원도 참고인으로서 소환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의원이라 할지라도 일반국민과 동일한 입장에서 발언하는 것이 된다. 의원으로서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가하고 싶다면 위원 아닌 의원으로서의 발언을 희망해야 한다.
2. 연합심사회
연합심사회(역주:우리나라의 연석회의와 같은 형태임)는 안건의 심사 또는 조사를 하고 있는 위원회(주된 위원회)가, 그 사건에 관련성을 갖는 다른 위원회(종된 위원회)와 연합하여 심사 또는 조사를 행하는 것이다. 그 개회는 어느 위원회로부터의 신청에 의해서도 가능하지만 연합심사회는 종된 위원회 위원의 의견을 주된 위원회의 심사·조사에 반영시킨다는 취지에서 열리는 것이므로, 종된 위원회가 신청하고 주된 위원회가 수락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비하여 주종 관계가 없는 경우, 예를 들면 각각의 위원회에 회부된 의안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는 것일 경우에는 상호 신청, 상호 수락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연합심사회의 운영에 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으므로 제도의 취지·목적에 따라 운용하게 된다. 예를 들면 국회에서 의사정리자는 주된 위원회의 위원장이 된다. 주종관계가 없는 경우는 양위원장의 합의로 도중에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정족수에 대해서는 참의원에서는 참가위원회 전체 위원의 과반수, 각 위원회에서 적어도 1인의 위원이 출석하여야 하는데 비하여, 중의원은 주된 위원회 위원의 과반수, 그리고 종된 위원회의 위원이 각각 1인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되어 있다.
연합심사회에서의 질의는 그 제도의 취지에서 볼 때 종된 위원회의 위원이 우선적으로 행한다. 심사안건에 관한 토론이나 표결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연합심사회의 운영에 대해서는 심사회의 의결로 결정할 수도 있으나, 주된 위원회는 그 이상의 결정권을 갖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연합심사회의 중단을 결정할 수도 있다.
또한 국회에는 중·참 양원의 상임위원회가 협의 후에 열 수 있는 합동심사회라는 제도도 있으나, 국회출범 당시를 제외하고는 거의 열리지 않고 있다.
3. 분과회와 소위원회
위원회 속의 위원회에는 분과회와 소위원회가 있다.
분과회는 위원회의 위원 전원을 몇개의 과로 분할하여 특정한 안건 전체에 대하여 그 심사 또는 조사를 분담하게 하는 것이다. 이 분과회는 국회에서는 예산위원회와 결산위원회에서만 인정되고 있다. 다만 참의원에서는 예산에 대해서는 예산위원회로부터 다른 위원회에 대한 위촉심사 제도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두지 않으며, 결산에 대해서는 국회 출범 당시에는 분과회가 설치된 적이 있으나 현재는 분과회를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비하여 중의원에서는 예산에 대하여 분과회를 두고 있다.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분과회의 심사 대상에 특별한 제한이 없으나, 위원회를 다시 분과하는 것과 같은 광범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친 사건일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케이스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점으로서는 분과회는 심사를 분담하는 부분에 대하여 의결해야 하느냐 아니냐 하는 점이 있다. 참의원에서는 한때 분과회에서 토론·표결을 행한 적이 있으나, 예산과 같이 세입·세출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의 일부만을 의결하는 것은 심사의 일체성을 손상시키고, 의미도 그다지 없다고 하여 의결하지 않게 되었다. 즉 분과회에서의 질의·응답의 개요를 본위원회에 보고함으로써 본위원회의 심사에 기여하면 된다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경우는 심사대상에 따라, 의결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이것은 행해도 좋을 것이다.
소위원회는 위원회 심사의 효율화와 충실을 기하기 위해 위원회에서 심사 또는 조사하고 있는 사건 혹은 그 일부에 대하여 일부 위원에게 다시 심사·조사를 위임하는 제도이다. 미국 의회에서는 위원회에 4-5개 정도의 소위원회를 두고 거기서 실질적인 심사를 하고 있는데, 이를 소위원회 중심주의라 한다. 그러나 위원수도 그다지 많지 않고 심사안건도 적지 않은 위원회에서 소위원회를 남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소위원회가 심사·조사사건에 대하여 의결하는 것은 분과회의 경우와 달리 지장이 없다. 오히려 의안·청원의 심사, 법률안·수정안의 입안을 위한 소위원회는 의결의 의무를 가지게 된다.
또한 소위원회에서 조사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특별한 절차를 취하지 않고 본위원회에서도 소위원회와 병행하여 이를 다루어 질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분과회, 소위원회 어느 쪽의 심사도 편의적인 것이지 엄밀한 의미의 회부에 근거를 두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4. 위원회의 폐회중 계속심사 제도
위원회는 본회의 의결에 따라 폐회 중에도 계속하여 심사·조사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위원회에만 인정되는 예외제도에는 두 가지의 큰 장점이 있으므로 많이 활용해야 한다.
첫째는, 의회활동은 회기 중에 한정된다는 원칙에 대하여 위원회는 폐회 중에도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 위원회가 조사 안건에 대하여 광범하고 포괄적인 계속조사 의결을 행한다면 의회로서의 행정감독 활동이나 입법준비 활동이 실질적으로 폐회 중에도 가능해지게 된다. 둘째는, 회기불계속의 원칙에 대하여 회기중 의결에 이르지 못한 사건을 위원회가 계속하여 심사할 수 있는 것으로 회기를 초월하여 심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심사기간 부족으로 폐기할 수 밖에 없는 의안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 제도의 문제점으로서는, 첫째 계속심사·조사의 발의는 누가 하느냐 하는 것이다. 참의원규칙에는 위원회가 의결에 따라 이를 요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심사중이거나 조사중인 위원회에 요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본회의에서의 발의권은 원래 의장 및 의원에게 있으므로 의장의 발의권, 의원의 동의제출권이 이에 의해 배제되었다고 해석해서는 안된다.
둘째는, 심사가 끝났는데 결론을 내리고 싶지 않다고 하여 계속심사로 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예는 지방의회의 청원심사의 경우 등에서 볼 수 있는데, 계속심사의 결정은 의안의 가결·부결, 청원의 채택·불채택과 같은 의회의 최종의결이 아니라 심사가 불충분한 경우의 구제조치이기 때문에, 심사가 끝나면 계속심사로 할 것이 아니라 최종의결을 해야 한다.
셋째는, 폐회 중에 위원회가 결론을 내리고 의결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중의원은 계속심사를 한다 해도 다음 회기에 계속되는 것은 안건 만이지 심사나 의결은 계속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폐회 중에 의결해도 의미가 없게 된다. 이에 비하여 참의원은 심사도 의결도 다음 회기에 계속될 수 있다는 견해이므로 폐회 중에도 의결할 수 있게 된다. 폐회 중에 의결한 경우에 다음 회기에서는 본회의에서 위원장 보고부터 시작하게 된다.
넷째는, 폐회중 위원회에서 심사가 끝나지 않은 경우 다음 회기에서의 심사의 진행방법이다. 중의원은 위에서 서술한 것과 같은 견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의장이 위원회에 이를 회부하여 처음부터 심사를 새로 하게 된다. 실제로 그때까지의 심사가 존중되는 것이지만, 형식적으로는 모두 새로 시작하게 된다. 이에 비하여 참의원에서는 종전의 심사를 그대로 계속하여 심사를 진행시키게 된다. 일부러 계속심사 제도를 채택했으니 그때까지의 심사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다.
또한 일단 제출된 의안은 의원의 임기만료 시까지 자동적으로 계속하여 존재하게 되는 서방 국가들의 제도도 일본이 도입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여겨진다.
5. 위원회의 보좌기구
위원회 심사의 특별 형태로서 위원회의 보좌기구에 의한 조사, 분석 활동도 무시할 수 없다.
행정부 측에서는 장관(지사, 시읍면장)을 탄력적으로 지원하는 관료들이 존재하고, 그 보좌는 당연시되고 있다. 이에 비하여 의회측 보좌기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그 인식이 부족하다. 국회에는 각 위원회에 조사실을 두고는 있으나 매우 빈약하며 지방의회의 경우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 하겠다. 그 결과 국권의 최고기관으로서의 국회나 집행기관과 대등한 지방의회 모두가 실질적으로는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위원회가 보좌기구로서 하는 역할은, 첫째 심사·조사를 위한 자료의 작성이다. 물론 행정정보 등 자력으로 수집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사항별로 행정부 측의 협력을 얻을 필요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위원회 의결 또는 위원장 명으로 이를 요구할 수도 있다. 민간조사기관 자료의 활용, 현지나 외국 등으로의 출장조사도 있을 수 있다. 두 번째 역할은 의안이나 조사 안건의 문제점 지적이고, 세 번째는 문제점에 관한 해결안이나 아이디어의 제공이다.
물론 조사·정책 스태프는 의원이 아니므로 중립성을 유지하여 어디까지나 보좌역에 철저하여야 한다. 정보는 모든 위원에게 평등하게 제공되고, 특정 의원의 代作物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조사·정책 스태프의 적극적인 활동이 의회의 중심으로서 위원회의 심사에 활력을 주고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Ⅵ. 위원회와 국민과의 관계
국민·주민의 대표기관인 의회는 끊임없이 국민과 접촉을 가질 필요가 있다. 舊제국의회 시대에는 "각 의원은 심사를 위하여 인민을 소환하고 의원을 파견할 수 있다"라든지, "각 의원은 국무대신 및 정부위원 외에 다른 관청 및 지방의회에 조회를 위하여 방문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다. 국민과 결부되는 것은 기껏해야 청원의 수리·심사 정도였으나, 이것도 청원인을 불러 의견을 듣는다거나 의회로서 실태조사를 할 수 없으며, 필요한 정보는 모두 정부를 통하여 입수할 수 밖에 없었다.
새 헌법하에서 새로이 의원(위원) 파견, 증인소환, 공청회, 참고인, 보고·기록의 제출요구 제도가 도입되어 의회는 국민과 직접 접촉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이러한 것은 의회 심사의 편의를 위해서만 이루어져서는 아니되고, 국민의 의회심의에 대한 관여권이라는 관점에서도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1. 공청회와 참고인 제도
위원회심사에 국민이 참여하는 방법으로는 공청회와 참고인제도가 있다.
공청회는 의안심사에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시키는 제도로서 국회법, 의원규칙, 지방자치법, 위원회조례에 상세히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것은 너무나 훌륭한 제도이기 때문에 오히려 탄력성이 부족해 그다지 이용되지 않는다.
그 첫 번째 결점은 공청회의 공시, 의견의 신청, 공술인의 선정기준 등 공청회의 개회조건이나 그 절차가 너무나 틀에 박혀있어 번거롭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공시에 의해 의견발표자를 모으는 것은 물론 있으면 좋지만, 특정한 학식경험자의 의견을 듣는 경우까지 공시할 필요는 없다. 좀 더 여유 있게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현재는 공모를 해도 학식경험자 등이 좀처럼 이에 응해주지 않아 의회 측에서 교섭하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공술인에 대한 일당 등도 비상식적으로 저렴하다.
두 번째 결점은 공청회가 의안(의결사건)에 한하여 열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참의원의 「조사회」는 공청회를 열도록 국회법에 규정되어 있는데, 일반 위원회에서의 조사사건에도 공청회를 열게 해야 한다.
그와 같은 점에서 국회에서나 지방의회에서 간단한 절차로 의안 이외에도 폭넓게 국민의 목소리를 듣도록 참고인제도가 도입되었다. 이러한 것의 대부분은 공청회로 승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술인이나 참고인으로부터의 의견청취가 심사의 형식을 갖추기 위한 절차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것이 실제로 의결의 전제가 된다는 점에서 야당측은 좀처럼 이를 행하게 하지 않고, 여당측은 이것을 서두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의견의 내용은 어떤 것이어도 상관없게 되어 국민도 의회에서의 발언을 망설이게 된다. 국민으로부터의 의견청취는 심사의 초기단계에서 행하여 이것이 그 후의 심사(질의)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술인이나 참고인의 의견청취에 대해서는 규칙에 "발언은 그 의견을 듣고자 하는 안건의 범위를 넘어서는 안된다"라든지 "공술인은 위원에 대하여 질의할 수 없다"는 것과 같은 규정이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규정이겠지만 이러한 규정이 국민의 자유로운 발언이나 위원간의 자유로운 토의에 장애가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이와 같은 규정이 없더라도 위원장은 의사정리권이나 질서유지권으로 통제할 수 있다. 국민에 대한 불신이나 국민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 같은 태도를 나타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위원 파견제도
위원 파견은 위원의 전부 또는 일부에게 의회 밖에서 심사 또는 조사하게 하는 것이다. 위원 파견의 직접 목적은 현지에서 실정조사를 실시하고 주민이나 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위원회의 심사·조사에 기여하는 것이지만, 의회활동이 의회밖의 국민·주민이 보고 있는 곳에서 이루어짐으로써 국민의 의회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를 깊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실제 행해지고 있는 위원파견에도 문제점은 있다. 그 첫째는 위원파견이 의회 폐회 후 일제히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특정지역에서는 파견단이 겹쳐 지역주민에게 폐를 끼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회기 중에는 본회의도 있어 좀처럼 불가능하겠지만, 의안의 심의를 위한 파견 등은 회기 중에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두 번째는 위원파견이 주민의 이해를 얻기는커녕 세금의 낭비라는 둥 비난받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파견예산의 일률배분에 의한 매너리즘적 파견이 아니라 파견목적, 심사·조사에 직접 결부되는 효과적인 파견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파견 종료 후의 사후보고도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파견위원에 의한 문서보고·구두보고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에 관한 토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현지에서 접수된 민원에 대한 의회의 회답도 나와 있지 않다.
셋째는 파견에 소요되는 예산이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찰 비용이나 간담 비용 등을 의회측이 완전히 부담하도록 하여 현지에 폐를 끼쳐서는 안된다.
넷째는 현지에서 설명이나 의견을 듣는 주민이나 관계자에 대한 처우이다. 국회에서는 의안에 대하여 국민의 의견을 듣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위원파견은 "지방공청회"라 칭하고, 의견진술자에게는 참고인과 마찬가지의 일당을 지급하고 있으나, 이 지방공청회를 제도화하는 동시에 기타 경우에도 주민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3. 청원심사와 조사활동
국민·주민의 의견을 의회심의에 반영시키는 방법으로서는 청원·진정의 심사가 있다. 실제로 국민들은 의회에 대하여 많은 청원을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국회의 심사는 회기 말에 일괄적으로 간단히 이루어지며, 채택된 청원의 사후보고도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제국의회 시대와 같이 혹은 독일 연방의회와 같이 청원심사를 전문적으로 행하는 청원위원회를 설치하여 예를 들면, 매주 1회 정기적으로 심사를 하게 하면 어떨까 하는 견해도 있기는 하지만, 현재는 국가나 지방공공단체의 사무를 분담조사하는 상임위원회가 있으므로 여기서 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청원의 심사체제를 확립하기 위하여 혹은 개별적인 청원심사의 시기를 상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각 위원회에 청원소위원회를 설치하거나 청원담당 간사를 두는 것도 필요하다.
청원에는 여러가지 성격이 있어 각각에 어울리는 심사방식, 의결방식이 취해져야 한다. 예를 들면 특정한 의안에 찬성, 반대 혹은 수정을 요구하는 청원은 당해 의안의 심사에서 이것을 다루고 이것을 참고로 하여 의안 심사를 진전시키면 되며, 청원 그 자체에 대하여 채택·불채택을 결정할 필요는 없다. 정책제안형 청원에 대해서는 곧바로 채택·불채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검토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는 취지의 의결이 있어도 된다. 고충신고형 청원에 대해서는 그 실태에 관하여 조사한 다음 그 해결책을 포함한 청원자에 대한 회답을 내용으로 하는 의결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되면 청원심사활동이 조사활동과 일체감을 갖게 되고 위원회는 옴부즈맨의 역할을 다하게 된다.
위원회가 청원·진정에 대하여 세심한 배려를 하고 성실히 처리하게 되면 국민의 의회에 대한 신뢰는 회복될 것이다. 또 청원의 다양성을 가져와 정당주도에 의한 선전적인 의미의 청원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전향적인 것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4. 위원회 공개성의 문제
본회의는 국회, 지방의회 모두 헌법, 지방자치법에 의해 원칙적으로 모두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비하여 위원회의 경우는 국회법, 위원회조례에 의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며, 위원장이 허가한 자만 방청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비공개 회의의 개회도 본회의는 출석의원의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데 비하여, 위원회는 단순히 과반수의 출석만 있으면 가능하다. 게다가 위원회 회의록도 공개할 필요가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에 지방의회는 많은 주민들로부터 위원회의 공개를 요구받고 있다.
국회에서의 실정을 보면, 위원회도 거의 공개되는 상태에 있다. 참의원의 경우에는 보도관계자가 일일이 허가를 얻지 않아도 위원회를 방청할 수 있으며, 일반 국민도 의원의 소개로 방청할 수 있다. 위원장이 방청을 허가하지 않는 케이스로서는 방청희망자가 너무 많아 혼란스러울 우려가 있는 경우 외에는 있을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위원회 회의록도 속기법에 의해 정확히 작성되어 일반국민은 언제라도 이것을 열람 혹은 복사할 수 있다. 또 미리 신청하면 인쇄한 것을 구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지방의회의 경우도 실질심의는 위원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위원회도 본회의와 마찬가지로 공개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본 의회의 위원회심사는 질의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국민에 대한 정보제공이란 관점에서 보더라도 공개되어야 하며, 위원회에서의 토론이나 표결도 의원은 국민의 심판을 받는 입장에 있느니만큼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위원회가 그 기본적 기능의 하나인 협의기능이나 입안, 수정 등을 협의하는 기능을 발휘할 경우에는 위원회를 비공개로 해도 무방할 것이다. 독일 의회의 위원회에서는 비공개로 하는 위원회에서 수정안의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회의 정치윤리심사회나 양원협의회가 비공개로 되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한 장면까지 공개하면 타협의 논의는 의회 밖에서 이루어지고 위원회도 본회의와 마찬가지로 형식화되어 심의의 공동화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국회에서는 議院운영에 대하여 협의하는 議院의 운영위도 사실상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협의는 비공개인 동위원회의 간사회에서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또한 위원회를 공개할 경우에는 위원석과 방청석의 구분을 분명하게 하여 방청인에 의한 심의방해 배제나 위원에 대한 압력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은 영상기술이 발달해 위원회 회의장으로부터 TV중계방송도 가능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