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회의 위원회 제도 및 운영의 문제점Ⅰ *
-의회심의의 활성화를 위하여-
역자 : 나 혜 숙 (국회도서관, 해외자료관)
최근 어느 선거에서나 나타나는 투표율의 현저한 저하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의 정치이탈, 의회이탈 경향은 두드러지고 있다.
그 원인으로, 첫째 국민의 정치가에 대한 불신을 생각할 수 있다. ①선거공약이 단순히 공약으로만 끝나버리고, 그 후의 정치에 반영되지 않는 것은 아닌지, ②당선후 당적변경이 간단히 이루어지는 등 선거 결과를 뒤집는 것 같은 사태가 태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③정권의 수립이 정책의 유사성에 의한 정당간 결합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권력획득용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④의원이 당선제일주의를 취하여 선거가 의원이라는 지위를 얻기 위한, 말하자면 "취직운동화"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 국민간에는 정당이나 정치가에 대한 불신이 존재하고 있다. 투표해도 현상이 바뀌지 않는다면 굳이 투표하러 갈 마음이 생기지 않게 된다.
두번째는 국민의 의회정치에 대한 불신이다. 이제 거품경제의 붕괴와 소자녀화·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불투명·불안정 시대를 맞고 있다. 의회에는 경제의 활성화, 재정위기의 극복, 사회복지의 ----------------------
* 이 자료는 일본의 『의회정치연구』44호('97년 12월) 및 46호('98년 6 월)에 게재된 前 참의원 의사부장 梒 啓明의 「위원회의 제도 및 운영의 제문제」⑴과 ⑵를 전문 번역한 것으로 2회에 나누어 발간될 예정입니다.
충실이라는 곤란한 과제에 대한 해결책의 제시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의회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여전히 행정부
로부터의 제안만을 기다리고 이에 비판을 가하는, 소극적이고 매너리즘적인 태도를 고치고자 하지 않는다. 의회는 정치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자발적이고 책임 있는 심의를 행하여 국민의 의회에 대한 불신을 제거해야 한다.
정치개혁의 일환으로서 지방분권의 추진도 주장되고 있다. 정치가 국민 가까이에 있기 위해서도 지방공공단체의 권한 강화는 바람직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치능력의 향상이 필요하며, 민주적 통제기관으로서의 지방의회의 질적 개선이 불가결하다.
한편, 의회에 대한 불신은 행정감시를 위한 민간 옴부즈맨 활동이나 주민투표제도의 도입 운동이 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것은 모두 부정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의회활동을 보완하는 것으로서 평가되어야 하며, 의회로서도 자세를 고쳐 이에 뒤지지 않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의회에서의 최고기관은 전 의원으로 구성되는 본회의이며, 의회의 최종결정은 본회의에서의 토의와 의결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본회의라는 장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의회로서의 충분한 활동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의회활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의원의 자질 향상, 정당·會派(역주:우리 나라의 계파와 비슷하나, 일본은 회파 소속의원수의 비율에 따라 상임 및 특별위원 할당이 달라짐)의 조사·분석·정책입안능력의 강화, 혹은 사무국 등 의회보좌기구의 충실을 기할 수 있는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의회가 국민의 눈에 보이는 활동을 하려면 의원들로 구성되는, 의회의 정규기관인 위원회의 심사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회에서는 "위원회 중심주의"라 일컫는데, 이것은 위원회가 심의의 중심에 있음을 의미한다. 지방의회에서도 위원회 심사가 중요시 되어가고 있다. 이제 위원회의 제도 및 운영을 어떻게 개선하는가가 의회 활성화의 최대의 관건이다.
Ⅰ. 위원회 제도의 필요성과 문제점
1. 위원회 제도의 필요성
의회 내에서 위원회가 필요한 이유는, 첫째 의회의 구성원이 너무 많아 본회의에서는 좀처럼 실질적인 심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전 의원에게 발언의 기회를 부여하고 토의를 거친 다음에 전원이 표결에 참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게 되므로, 심의의 효율화를 위해 의원의 자유발언을 약간은 희생시킬 수 밖에 없게 된다. 더욱이 본회의의 결정은 최고의 결정이자 최종의 것이므로, 실수를 없애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틀에 들어맞는 운영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본회의가 갖고 있는 심의의 형식화, 形骸化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위원회이다. 이 경우 전 의원 참가에 의한 토의방식은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고 하여 본회의의 심의절차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과, 일부 의원에 의한 적정규모의 위원회를 만들어 여기에서 심사하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 통상 위원회라 하면 후자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의회의 권한강화에 따라 의회에서 심의되는 사건이 매우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회에는 입법권, 재정권, 행정감독(감시)권이라는 광범위한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 따라서 그 모두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적당한 수의 위원회를 두어 심사를 분산시킴으로써 본회의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실효성 있는 심의를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셋째는, 국가나 지방공공단체의 사무의 고도화, 복잡화에 따라 의회의 심의에 전문성이나 기술성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의원의 심의에 대체하여 혹은 그에 앞서서 일정한 수준의 전문가 집단으로 하여금 심의하게 하는 것이 필요해진다. 이것이 분야별 상임위원회가 만들어진 이유이다.
넷째는, 국민이나 주민과 의회의 유대 강화를 위한 기관의 필요성이다. 국민과의 사이에서 의회의 역할은 첫째로 항상 국민의 의견 수렴에 노력하여 민의를 반영한 결정을 내릴 것, 둘째로 철저한 조사·분석에 의해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의회와 국민간의 토의도 필요하다. 이 경우 의회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국민을 의회심의에 참여케 하는 장으로서 본회의는 무리이며 위원회가 적합하다고 하겠다.
2. 위원회 제도의 문제점
위원회 제도에 장점이 있다면 당연히 약점도 존재한다.
첫째는, 위원회에 의한 분업심사의 약점이다. 의원이 자신이 속하지 않은 위원회에서 심사되는 사건에 대한 발언권이 약해지는 것이다. 정보부족, 이해부족인 채 정당·회파의 결정에 따라 기계적으로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국회에서는 중요안건에 대해서는 議院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위원회 회부에 앞서 본회의에서 취지설명과 질의를 행한다거나, 의안의 제안이유 설명서를 전 의원에게 배부하거나 또는 사무국이 작성한 「의안 취지」를 회의장에서 배부하는 방법을 통하여 정보부족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모든 의안에 대해 위원회 회부에 앞서서 본회의에서 취지설명과 질의를 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조사사건에 대해서도 위원회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라 중요사건은 본회의에서의 질문제도 등을 활용하여 전 의원에 의한 토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의원이 특히 관심을 나타내는 사건은 위원외 의원의 발언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예산에 대해서는 전 의원이 관심을 갖고 있으므로, 참의원은 「위촉심사제도」를 두고 예산위원회가 다른 위원회에서 각각의 소관부분의 심사를 행하도록(질의만 하고 토론, 의결은 하지 않음) 하고 있다. 한편 상당수의 지방의회에서는 예산을 각 상임위원회에 분할 회부함으로써 예산의 실질심사에 전 의원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둘째는, 위원이 특정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인데, 역으로 그만큼 시야가 좁아지게 되어 나무는 보되 숲은 보지 못하는 논의가 이루어지기 쉽다는 점이다. 또한 위원이 특정 이익집단과 결부되어 그 대변자가 됨으로써 정치부패의 원인이 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행정감시자의 입장에 있는 위원이 소관 행정청의 행정에 참견하거나 혹은 그 입장을 대변함으로써 행정부처와의 유착을 초래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또 위원회는 「族議員」(역주: 지역구나 관련 업자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의원이면서 로비스트인 경우를 말함) 육성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셋째는, 의회심의의 활성화를 위하여 위원회를 두는 것으로, 점차 본회의의 형해화에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는 점이다. 지방의회의 경우는 본회의의 토의가 상당히 중요시되고 있으나, 국회의 본회의의 형해화는 심각하다. 서구 국가들의 의회나, 국회 출범 초기에 비해서 일본의 본회의의 회의시간은 매우 짧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주1회 정부에 대한 질문일을 설정한다던가 문제를 제시한 다음 의원간 토의일을 설정하는 것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위원회 기능의 강화가 본회의 심의의 약체화를 긍정하는 것이어서는 아니된다.
Ⅱ. 위원회의 다양성
1. 위원회 형태의 다양성
국회의 위원회에는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가 있고, 지방의회에는 상임위원회, 특별위원회, 의회운영위원회가 있다. 이와 같이 위원회라는 명칭은 대개는 형식적 의의를 갖지만, 참의원의 조사회(국정의 기본사항에 관하여 장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조사를 행함)나 정치윤리심사회와 같이 실질적 의의를 갖는 위원회도 있다. 위원회의 성격이나 운영 방법을 논할 경우에는 이러한 것들도 아울러 생각할 필요가 있다.
(1) 상임위원회 상임위원회에 대해서는 그 수, 규모 및 종류를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제국의회의 경우에 의안 심사에는 의안마다 혹은 관련의안을 종합해 심사하는 특별위원회를 두었다. 따라서 상임위원회는 예외적인 것으로, 예산, 결산, 청원, 징벌의 각 위원회가 있고, 거기에 귀족원에는 자격심사위원회가, 중의원에는 회기마다 건의위원회가 만들어져 각각 5개씩의 상임위원회가 있었다. 이에 비하여, 現 국회에는 국정 전반을 분담하는 형태로 중의원에 20개, 참의원에 17개의 상임위원회가 있다.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지방공공단체의 주민 수에 따라 상임위원회 수의 상한이 정해져 있으며, 그 범위 내에서 조례로 설치하게 되어 있다.
위원회의 수 및 규모를 정함에 있어서 위원이 갖고 있는 정보나 지식이 심사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고, 또한 전 위원이 그 토의에 충분히 참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헌법에 의해 6개 위원회로 제한되어 있는 프랑스 의회와 같이 규모가 너무 커도 곤란하며, 작게 세분화하는 것도 섹셔널리즘에 빠질 수 있어 곤란하다.
위원회 종류의 분류에 대해서는 행정부문에 대응하여 소위 從割방식으로 하느냐, 사항별로 橫割방식으로 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일본 국회의 경우는 從割을 주축으로 한 혼합방식이라 할 수 있다. 국정 전반을 從割한 위원회가 중의원에 16개, 참의원에 13개 있으며, 양원 모두에 예산, 결산, 의원운영, 징벌이라는 사항별 위원회가 추가되어 있다. 다만, 從割위원회도 중의원은 각부처별 위원회라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는데 비하여, 참의원은 그것만으로는 행정부처의 분리통합에 국회가 끌려가게 되므로 국회의 자주성을 상실한다고 하여 일단 사항별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실태는 종할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중의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의안은 중·참 양원 모두 동일한 명칭의 위원회에 부의되고 있는 것이다. 지방의회는 조례에 따라 자유로이 결정하게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이 집행부의 部局에 맞춘 종할위원회로 되어 있다.
최근에는 종합행정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의회 측에도 횡할사고가 요구되고는 있으나, 위원회가 현재의 심사방식을 취하는 이상 아무리 기구를 주물러 보아도 그것은 형태를 정비하는 데 불과한 개혁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일본과 같이 행정부측의 설명과 이에 대한 질의가 위원회 심사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곳에서는, 橫割방식을 취하면 장관들의 쟁탈전이 시작되어 위원회 심사가 진전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 따라서 위원회의 자주적인 심사체제의 확립이 요구되고 있다.
상임위원회에 대해서는 우선 상임위원 1인당 1개의 위원회로 한정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국회에서는 원칙적으로 의원은 적어도 1개의 상임위원이 된다. 중의원에서는 의원의 정수보다도 상임위원의 총수가 많아 2개 이상의 위원회에 소속되는 의원이 생기게 된다. 참의원의 경우에는 예산, 결산, 議院운영, 징벌의 각 위원회(제2종 위원회)를 제외한 다른 13개 위원회(제1종 위원회)의 위원 총수가 의원 총수와 같으므로, 우선은 모든 의원이 이를 1개씩 맡고 제2종 위원으로서 일부 의원이 겸무의 형태로 한 사람이 1개씩 더 맡게 되어 있다. 그러나,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모든 의원이 1개의 상임위원이 되며 겸무는 인정되지 않는다.
상임위원은 그 전문성을 살리기 위하여 겸무를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위원회가 동시에 개회되는 경우가 있는데, 겸무를 하고 있으면 위원회 출석에 지장을 주게 될 수 밖에 없다.
상임위원의 임기는 위원의 전문적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장기간 고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 국회에서는 위원의 임기를 의원의 임기종료까지로 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조례로 정하는데, 예를 들면 1년 정도의 단기간으로 하고 있다. 의원이 전문가로서 활약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몇 개의 위원회를 경험함으로써 시야를 넓히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미국 의회 등에서는 고참의원이 이권에 결부되기 쉬운 위원회의 위원이 되고, 인기 없는 위원회에 신인을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상임위원이므로 일정한 기간 동안의 재임은 필요하지만, 의원의 임기 중에 소속위원회가 한번도 바뀌지 않는다면 그것도 지나치다고 하겠다. 이미 국회에서는 이 방침과는 별개로 위원 변경에 의해 상당한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상임위원회는 상설적인 것이지만 상임위원까지 고정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위원은 회파의 소속 의원수에 따라 각 회파에 할당하게 되는데, 위원회가 본회의의 축소판이 되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계산상으로는 소수점 이하의 수가 나오므로 정확히 배분하기란 불가능하다. 그 결과 특정한 위원회에 위원의 배분이 없는 회파도 있게 되며, 본회의에서의 다수회파가 위원회에서는 소수회파로 역전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독일 의회와 같이 위원을 배분할 때 이러한 역전현상이 생기지 않게 하는 조치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특별위원회 특별위원회에 대해서는 먼저 현재의 상임위원회 중심주의의 위원회 제도하에서 어떤 경우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국회 출범 당시의 국회법에는 "상임위원회의 소관에 속하지 않는 특정 사건을 심사하기 위하여"라고 규정되어 있다. 상임위원회가 국정 전반을 분담하게 되어 있으므로 특별위원회 설치의 필요성은 거의 없다는, 만일의 경우를 생각한 규정이다. 오히려 특별위원회를 두는 것은 상임위원회의 권능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는 이 규정에도 불구하고 상임위원회의 소관에 속하는 사건에 대해서도 특별위원회는 설치되어 있었다.
현재에는 국회법에 "특히 필요가 있을 경우"로 규정되어 있고,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단지 "필요가 있을 경우"로 되어 있다. 구체적으로는, 첫째로 복수 상임위원회의 소관에 미칠 수 있는 사건에 대하여 종합적인 관점에서 심사되어야 할 것인 경우, 둘째로 특정 상임위원회의 소관에 속하는 사건일지라도 특히 중요 안건으로서 중점적으로 심사해야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특별위원회는 위원수가 많은 대형 위원회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수한 케이스로서는 참의원에서 자격쟁송이 제기된 때, 자동적으로 설치되는 특별위원회가 있다.
다음으로 특별위원회의 상설화와 남발의 문제가 있다. 종래 특별위원회는 임시적인 것이며, 집중적으로 심사를 행하여 신속히 결론을 내리고 해체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예를 들면, 올림픽준비촉진 특별위원회 및 록히드문제 특별위원회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간단히 결론이 나오지 않는 특별위원회가 설치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참의원의 환경특별위원회나 과학기술특별위원회 등은 임시적인 것이 아니라, 상임위원회를 보완하는 것으로 회기마다 설치되며 그 규모도 상임위원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점차 특별위원회는 임시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어렵게 설치되어도 그다지 활약하지 않고 있는 특별위원회가 존재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위원장 자리를 만들기 위하여 특별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논외이다. 특별위원회의 마구잡이식 설치는 위원의 겸무를 증가시키고 이에 대응하는 행정부측의 부담을 늘려 의회 심의에 지장이 생기게 될 수 밖에 없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만 설치하고 또 일단 설치된 것도 끊임없이 그 기능을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특별위원회의 존속기간 문제이다. 특별위원회는 위원회에 회부된 사안의 심사가 의회에서 종료된 때 그 사명을 다하고 소멸한다. 그러나 심사가 끝나기 전에 회기가 종료되면 그 시점에서 종료되며, 계속심사하는 경우라도 다음 의회의 개회와 동시에 소멸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회기를 초월하여 존속하는 특별위원회는 설치할 수 없는가 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인데, 국회에서는 회기독립의 원칙 때문에 이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회기가 매우 짧기 때문에, 특별위원회의 설치 의결에서 조사의 종료시까지 존속시키기로 결정하면, 회기와는 상관없이 존속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특별위원회의 다양성 측면에서 볼 때 지방의회 방식을 무조건 부정해서는 안될 것이다.
(3) 참의원의 조사회 참의원의 조사회는 의원의 임기가 6년으로 길고 해산도 하지 않는 참의원의 특성을 살리기 위하여 부의안건의 심사는 행하지 않고 오로지 국정의 기본사항에 관하여 장기적·종합적 조사를 행하기 위하여 설치된 것으로, 일단 설치되면 반수 의원의 임기만료 일(역주:일본 참의원의 경우 임기가 6년인데, 3년에 한번씩 의원의 절반을 改選함)까지 존속하는 것이다. 이것은 회기를 초월하여 존속하는 일종의 특별위원회이며,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의 중간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 조사에서는 정부에 대한 질의보다도 참고인 소환에 의한 의견청취나 위원간 토의를 우선시키는 등 자주적인 조사방법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조사결과가 구체적 제안으로서 결실을 보아야 하지만 아직 그렇지 못하고 있다. 조사체제의 강화에 의한 적극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4) 정치윤리심사회 국회에서는 정치윤리의 확립을 위하여 각 議院에 정치윤리심사회를 설치해 두고 있다. 심사회는 정치적·도의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인정되는 의원에 대하여 위원 3분의2 이상의 다수결로 일정기간의 등원자숙의 권고 등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문제는 이 심사회의 결정이 의회의 최종결정이지 징벌사범과 같이 본회의에서 심사할 길이 열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처분이 권고에 그치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본회의와 관련한 법적 정비가 요구된다.
또한 현재 이 심사회가 그다지 활용되고 있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모양 갖추기에 그치지 않기를 희망한다.
의회에는 법률제정권(조례제정권), 예산·결산의결권, 조약승인권, 행정감독(감시)권과 같은 실체적인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 그러나 국회법이나 지방자치법은 위원회의 권한행사에 대해서는 구체적·개별적으로는 규정하지 않고 단지 심사권한이나 조사권한만을 부여하고 있다. 이 경우 의결을 求하여 제출된 안건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활동이 심사이며, 입법준비나 행정감독을 위하여 이루어지는 활동이 조사이다(일본헌법 제62조의 국정조사에는 의안의 심사도 포함되지만, 국회법에서 말하는 조사에는 의안의 심사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사나 조사는 그 대상이 다양하므로 똑같은 방법으로 할 필요는 없으며 각각에 적합한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위원회에서의 심사방법은 일반적으로 본회의에서의 의안심사 방식에 준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우선은 제안자로부터 취지설명을 듣고, 행정당국을 포함하여 이에 대한 질의를 행하고 토론·의결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이 방법을 취할 필요는 없다. 독일 의회나 프랑스 의회의 위원회와 같이 안건마다 보고위원을 정하고 이 보고위원 중심으로 토의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소위원회제도를 활용하여 심사의 초기단계에서 혹은 심사 도중에 소위원회를 설치하여 여기에서 검토하게 하고, 본회의에서 소위원장 중심으로 토의를 행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제국의회 귀족원의 청원위원회에서는 청원마다 담당위원을 정하고 그 담당위원의 설명을 듣고 토의하는 방법을 취해 왔다. 독일 연방의회의 청원위원회에서는 여야당 각 1명의 청원담당위원을 정하여 이 2명이 합의한 사안은 곧바로 의결이나 부결로 하며,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사안만 위원회에서 토의한다는 것이다. 질의 단계에서는 정부측의 출석을 요구하지만, 토의단계에서는 위원의 출석만으로 이를 행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위원회의 조사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통상 행정부측의 출석을 요구하여 보고나 설명을 듣고, 이에 대한 질의를 행하는 방법을 취하지만, 위원회가 담당위원을 정하여 여기에 위원파견 등에 의한 조사를 하게 하고 그 보고를 근거로 토의하거나 혹은 관계자를 참고인 등으로 소환하여 실정을 파악한 다음 행정부측에 질의하는 것과 같은 주체적인 방법도 있을 수 있다.
더욱이, 행정부측에 질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후에 위원간 토의를 거쳐 필요한 입법조치나 정부에로의 요청의결을 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본회의에서의 긴급질문 규정은 위원회에는 당연히 적용할 수 없지만, 위원회 개회일에는 처음의 일정 시간을 행정부측에 대한 질문에 충당하는 것도 좋은 운영 방법이다.
3. 議院(의회)운영위원회의 특수성
법률상 운영위원회도 심사 및 조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議院운영위원회도 의회관계 의안에 대하여 심사할 수 있고, 의회운영상의 문제점들에 대하여 조사할 수도 있으나, 그 역할의 대부분은 의회운영에 관한 협의이며, 교섭이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것을 심사 또는 조사에 대입해 보아도 그것은 일반 위원회의 경우와는 상당히 다른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의회운영에 관한 의장의 자문 등은 議院운영위원회로의 회부절차를 취하지 않으며, 그 결정에 대해서도 의장에 대하여 보고서로 제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의회운영에 관한 결정도 이에 관한 의원운영위원장의 구두보고가 본회의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다.
애당초 의원운영위원회의 결정에 관한 법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의원운영위원회의 전신이 각 회파의 교섭회이기 때문에 그 결정에 대해서는 전원일치에 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의원운영위원회도 정규 위원회이기 때문에 다수결 원리를 적용한다. 다만, 그 결정이 각 의원이나 각 회파에 대하여 구속력을 갖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결국 일종의 신사협정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발언 등에 대해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면 의장은 이에 의거하여 발언 등을 허가하는 것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법규에 따라 본회의의 결정을 요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운영위 결정의 구속력에 대하여 규칙에 명기할 것이 요구된다.
정·부의장의 운영위 출석에 관해서는, 의장의 위원회 출석권은 국회법, 자치법에 규정이 있으므로 문제가 없으나, 부의장에 대해서는 의장의 대행 이외의 규정이 없으므로 위원외 의원의 발언제도를 활용하여 이를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의회운영에 관하여 협의하는 위원회에 의회운영의 책임자인 정·부의장이 함께 출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것을 일반 위원회와 똑같이 취급할 필요는 없다.
요컨대, 일반 위원회가 본회의의 예비적 하급심사기관인데 비하여, 운영위는 의회운영의 하부기관이라는 성격의 차이로 인하여 그 운영방법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Ⅲ. 위원회 운영의 유연성
위원회운영에 관해서는 본회의 운영에 준하는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도 본회의와는 다른 유연하고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며, 또 필요하다.
1. 위원장의 권한
의장에게는 국회법이나 지방자치법에 의해 議院(議場)의 질서유지권, 의사정리권, 議院의 사무감독권(事務統理權), 議院(의회)대표권이라는 4가지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 이에 비하여 위원장의 경우에는 국회법이나 표준위원회 조례에서 위원회의 의사정리권과 질서유지권만 규정하고 있다.
위원장에게 위원회대표권을 부여하지 않은 것은 위원회가 의회의 내부기관이며, 위원장에게 외부용의 직접적인 의사표시를 인정해서는 아니되고 의장을 경유해서 행해야 한다는 취지에서이겠지만, 위원회가 내부기관인 점, 위원장에게 위원회대표권이 있다는 점과 서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원회의 심사보고서 등은 위원장이 위원회를 대표하여 의장에게 제출하고 있고, 본회의에서의 위원장보고도 위원회를 대표하여 행해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위원장이 다른 위원회에서 발언할 수 있게 되어 있으나, 이 경우의 발언도 참의원규칙에서는 "위원회를 대표하여" 이를 행한다고 명기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위원장은 의회 내부에서는 당연히 위원회의 대표자이다. 따라서 중의원규칙에는 국회법과는 별도로 위원장에게는 위원회대표권이 있다고 하겠다.
위원장의 질서유지권에 대해서는 의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다. 이것은 질서유지권의 행사가 의원들의 언동에 규제를 가하는 것이므로, 일반 규정 외에 구체적인 권한행사의 형태를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여 의사정리권에 대해서는 의장의 경우만큼 상세한 규정이 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케이스에서는 의장의 경우와 똑같은 권한 행사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의제선고권, 발언허가권, 질의·토론의 종료선언권 등이다. 다만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위원장의 권한행사에 대해서도 제한을 가할 수 있다.
또한 위원회운영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기관을 두는 경우가 있다. 위원회는 구성원이 적으므로 본회의운영에 관한 운영위원회와 같은 것은 불필요하며, 위원장이 전 위원과 협의하여 위원회의 운영에 임하면 되지만, 실제로는 어떤 협의기구건 있는 편이 좋다고 하여, 예를 들면 국회의 위원회에 사실상 두고 있는 간사회와 같은 것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간사는 규칙상으로는 부위원장과 같은 것으로 위원장이 부재중이거나 사고가 있는 경우에 위원장의 대리자가 되는 것인데, 이것이 각 회파에 할당되어 있기 때문에 위원회의 개회일, 의제, 발언의 할당 등에 대하여 위원장이 이들과 협의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간사 할당이 없는 회파의 위원은 옵서버로서 간사회에 출석하는 경우가 많다. 간사회의 결정에는 다수결 원칙을 적용하지 않으며,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위원장 직권에 의하여 혹은 위원회 결정에 의하여 위원회가 운영된다.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위원수도 적으므로 위원장이 직접 전 위원과 협의하여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며, 부위원장(1인)과 협의하여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규모가 큰 특별위원회를 둔 경우 등에는 간사제도를 별도로 두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위원장은 위원회표결에서 찬반이 동수가 되었을 경우의 표결권(재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의장의 경우만큼 중립성에 대한 배려(의장은 현상유지의 원칙에 따라 소극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이 있다)는 불필요하다. 국회에서는 위원장이 자주적인 판단으로 가부를 결정하고 있다. 또한 국회에서는 다수회파이면서 위원회에서는 소수 회파가 되는 역전현상이 발생할 경우 위원장은 결재권 행사 외에 제1차 표결권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적이 있으나, 의장이 표결권을 행사하지 않기 때문에 위원장도 표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지방의회의 위원장에게는 표결권이 없다).
위원장은 정책면에서 미국 의회의 위원장만큼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 국회출범 당시 연합국 총사령부는 위원장의 지도성을 기대하여 미국과 마찬가지로 다수당이 위원장을 독점하도록 제안했다. 중의원은 이에 따랐으나, 참의원에서는 과반수 회파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원장의 각 회파 배분이 이루어졌고 이것이 관행이 되었다. 다만 출범 당시의 참의원에서는 3년간 재임한 위원장이 있어서 입법, 수정에 관하여 리더십을 발휘한 위원장도 있었으나, 거의 1년마다 교체되는 현재의 위원장에게는 그 정도의 힘이나 권위가 없다. 현재는 위원장의 중립성 유지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의회의 활성화를 위하여 위원장의 정책면에서의 지도력 강화가 요망된다.
2. 委員席
본회의장에서의 의석은 의장에 의해 정해지게 되어 있는 데 비하여, 위원회의 경우는 위원석을 특별히 정할 필요는 없다. 참의원에서는 예산위원회나 대형 특별위원회의 경우에는 회파별로 구획을 정하고, 회파 신청에 의거하여 위원석을 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비하여 위원이 몇 안되는 위원회에서는 특별히 정하지 않고 위원이 자유로이 앉게 되어 있다. 실제는 위원장석 가까이에 위원장 대행인 간사가 앉거나, 원탁방식이라면 위원장석을 사이에 두고 여당석, 야당석으로 나뉘어 각각 큰 회파순으로 앉게 되어 있다.
위원이 발언할 경우는 원탁방식이면 자신의 자리에서 발언하게 되지만, 위원수가 많은 예산위원회와 같은 경우는 교실방식이 되기 때문에 특별히 발언석을 앞줄 중앙에 두게 된다. 자유롭고 활발한 토의를 위해서는 원탁식이 바람직하다.
의안의 제출자인 위원이 취지설명이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할 경우에는 위원석이 아니라 제안자석에서 하지만, 위원으로서 표결에 참가할 때에는 자신의 위원석에서 실시하게 된다. 참의원의 위원회에서 날치기의 강행의결이 실시되는 때에 다른 의안의 제출자가 제안자석에 앉은 채로 있었다 하여 반대자로 간주하여 문제가 되었던 경우가 있다.
위원장이 토론할 때에는 의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위원석에서 하며 표결이 끝날 때까지 위원장석에 되돌아갈 수 없지만, 질의의 경우에는 위원장석에서 해도 무방하게 되어 있다. 실제는 증인신문 때와 같이 위원장이 위원회를 대표하여 질의하는 경우 혹은 간단한 질의를 행하는 경우에는 위원장석에서 하고, 그 외에 질의 중에 의견을 진술하는 경우에는 위원석에서 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운용론이므로 각각의 의회나 위원회의 관행에 따르면 된다.
3. 위원회의 개회 및 정족수
위원회는 본회의에 비해 간단한 절차로 개회할 수 있다. 본회의 개회에는 원칙적으로 의사일정을 정하여 이를 미리 의원에게 통지할 필요가 있으나, 위원회에는 의사일정이라는 개념이 없다. 따라서, 이미 부의되는 안건을 위원에게 통지할 필요가 없으며, 가령 제시했을 경우에도 이에 구속되지 않는다. 위원회의 소집도 본회의와 마찬가지로 회의 전날까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위원회 당일이라도 무방하다. 본회의에 대해서는 국회의 경우 개의 시각이 정해져 있고,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회의의 시작·종료 시간이 정해져 있으나(모두 예외는 있다), 위원회의 경우는 그러한 제약이 없다.
위원회의 소집은 위원장이 하지만 위원에게도 소집요구(청구)권이 있다. 위원회를 소집하려면 국회에서는 소수자 보호 관점에서 위원의 3분의1 이상의 요구가 있어야 하고, 지방의회의 경우에는 다수자 의사의 관철이라는 관점에서 위원 과반수 이상의 요구가 있어야 한다.
위원회의 의사·의결을 위한 정족수는 국회, 지방의회 모두 위원의 과반수 이상으로 되어 있다. 정족수는 의회의 심의와 민주적인 결정에 관한 공정함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다. 위원의 절반이 출석했다면 그 의사에 이의를 주장하는 자는 소수일 것이며, 소수자에 의한 결석戰術에 의한 의사방해도 방지할 수 있으므로 타당한 수라 하겠다.
다만, 의결에 이르기 전의 의사정족수에 대해서는 의사의 효율성 확보 관점에서, 예를 들면 위원이 3분의1 이상과 같이 조금 줄여도 좋을 것이다. 참의원의 위원회 先例集에는 "위원회 개회후 일시 정족수가 부족할 경우에도 질의를 계속한 위원회가 많다"고 되어 있으나, 이것은 국회법 위반이다. 이와 같은 경우는 사실상 있을 수 있으나, 이것은 위원으로부터 정족수 부족에 대한 지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이루어진 것이지, 이의가 있는데도 先例集에 기재되어 있음을 이유로 그대로 회의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의사정족수의 감소 문제는 법 개정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정족수를 계산하는 경우에 분모가 되는 위원 수에 대해서 본회의의 경우에는 정족수를 항상 일정하게 함으로써 결원의원을 포함한 의원정수로 하고 있는데 비하여, 위원회의 경우는 현재 존재하는 위원의 實數로 하고 있다. 實數主義가 더욱 합리적이고, 위원이 몇 안되는 위원회의 경우 위원의 파악도 쉽기 때문이다.
4. 위원회에서의 발언
위원회에서의 발언에 대해서는 국회의 규칙에나 지방의회의 규칙에 "위원은 의제에 관하여 자유로이 질의하고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것은 형식적인 본회의의 발언과 대비하여 규정된 것인데, 이 규정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위원회에서는 본회의와 같은 발언통고제도나 발언회수, 발언시간의 제한 등을 두지 않고 위원의 발언요구가 있으면 자유로이 발언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는 심사시간에 한정이 없는 것이나 회파간의 발언기회의 공평성을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국회에서는 발언의 할당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규칙상으로도 위원회 결정에 의한 발언시간 제한이나 질의·토론 종료동의의 제출이 인정되고 있다. 발언통고제도는 대부분의 위원회에서 두고 있으나, 답변준비의 필요성도 있어 사실상 발언희망자의 사전 제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는, 위원회에서는 질의, 토론과 같은 단계 분류는 하지 않고, 의제에 대하여 자유로이 발언하게 하고 발언이 끝나면 의결하는 방법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는 질의와 토론을 분리시켜 행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셋째는, 질의와 토론 단계를 분류할 경우에 질의단계에서도 위원은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본회의의 경우와 다른 점인데, 참의원에서는 의원이 정치가로서 자신의 의견을 질의 중에 진술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여 본회의에서의 질의중 의견표명금지 규정을 삭제했으므로, 실제로는 별 의미가 없는 규정이 되어 버렸다. 이는 기본적으로 위원회에서의 자유롭고 활달한 발언을 기대한다는 취지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위원회에서의 발언문제로서는 위원의 발언제한 또는 할당문제가 있다. 중의원규칙에는 "미리 시간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각 위원에 대하여 균등하게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정당정치하에서는 회파단위로 발언을 할당하는 일이 이루어진다. 개개 발언자간에 격차가 생겨도 회파간의 공평함이 확보되어있다면 규정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참의원의 예산위원회에서는 간사회협의에 의거하여 각 회파의 소속위원수에 따라 각 회파에 대한 질의시간 할당을 결정하는데, 그 때 여당에의 배분은 야당보다 조금 적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결정도 합리적인 것이라면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본회의에서의 질의는 일괄질의·일괄답변이지만, 위원회에서는 심층 논의를 하기 위한 일문일답식으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 할당된 질의시간에는 답변시간까지 포함한 왕복시간방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참의원의 예산위원회는 질의시간만 계산하는 편도시간방식에 의하고 있다.
위원회에서는 질의종료 動議가 가결된 후 의장의 알선 등으로 보충질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른바 강행의결이 이루어질 경우에도 본회의 상정에 앞서서 보충심사가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것들은 모두 위원회의 탄력적 운용이라는 관점에서 허용되고 있다.
5. 위원회에서의 動議 제출
본회의에서의 動議 제출에 대해서는 일정한 찬성자 수가 필요하다. 이에 비하여 위원회의 경우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다(중의원규칙에는 위원장의 신임·불신임 動議 제출에는 위원의 5분의1 이상의 찬성을 요한다는 규정이 있다). 참의원은 본회의, 위원회를 통틀어 모든 動議의 성립에는 최소 1인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으나, 위원회에서는 찬성자 없이 의제로 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같이 특별한 제한이 없는 위원회에서는 수정안의 제출 등 적극적인 제안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위원회에서의 수정동의의 제출시기에 대해서 참의원은 원안에 대한 질의가 끝나고 원안에 대한 의문점이 해명된 시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견해이다. 수정안에 대한 질의가 있으면 이를 행하고 그 다음에 원안과 수정안을 함께 토론하고 의결하는 방법이다. 이에 비하여 중의원은 수정안은 질의단계에서 언제라도 제출할 수 있다는 견해이며, 수정안이 제출되면 원안과 함께 질의의 대상으로 삼는다. 최근에는 참의원에서도 중요 의안에 대하여 중의원방식을 채택한 경우가 있는데, 이미 원안에 대한 최종합의가 확정된 후 수정안을 제출한 자가 다시 원안에 대한 질의를 속행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며, 이 경우 참의원방식을 원칙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6. 위원회에서의 표결 및 의결
위원회에서의 표결에 대해서는 표결의 3원칙(부재의원의 표결 금지, 조건부 표결의 금지, 표결 更正의 금지)을 포함하여 본회의와 관련되는 표결규정을 유추 적용시킬 수 있다. 다만 기명투표의 요구 및 이의신청의 규정은 그대로 위원회에 적용할 수 없으며, 위원장의 의사정리권 및 위원회의 의결에 의해 이루어지게 된다. 또한 투표로 표결할 경우 비공개로 할 필요는 않다. 위원회에서의 표결방법으로서는 본회의와 마찬가지로 투표표결, 기립표결, 간이표결(이의의 유무를 묻는 방법)의 세가지가 있으나, 위원회에서는 기립표결을 대신하여 거수에 의한 표결도 사실상 가능하다.
위원회의 의결은 모두 출석위원의 과반수에 의한다. 본회의의 경우에는 출석의원의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요하는 등의 특별다수의결도 있으나, 위원회에서는 이러한 경우에도 과반수로 결정한다. 또한 이 경우 출석위원 수에는 표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위원장이 포함되지 않는다. 이 점은 정족수를 계산할 경우의 출석위원과는 다르다.
7. 위원회 기록과 속기
국회에서는 규칙상 위원회에서도 회의록을 작성하게 되어 있으며, 본회의와 마찬가지로 속기법에 의해 모든 議事가 기재되게 되어 있다. 이에 비하여 지방의회의 경우 본회의에서는 회의록을, 위원회에서는 위원회기록을 작성하게 되어 있으나 어느 쪽이나 속기사가 앉아 있어야 할 의무는 없다. 특히 위원회의 경우에는 요점필기에 의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규칙상 속기를 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에 속기되지 않은 議事에 대해 무효로 처리하여야 하는가이다.
속기되지 않은 경우는 첫째로, 議事의 혼란으로 인하여 속기사가 청취불능에 빠지는 케이스이다. 이 경우는 속기의 유무는 의사의 유효, 무효 판단의 유력한 수단이 되기는 하지만, 그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별도로 의사가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음이 증명된다면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다.
둘째는, 위원의 자유로운 토의 등을 기대하여 고의로 속기사가 자리하지 않게 하는 케이스이다. 이 경우도 간담회의 형태로 진행되지 않고 정규 위원회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그 의사는 유효하다. 위원회의 의사를 속기하는 것은 절대적인 요건이 아니기 때문에 탄력적인 운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위원회 개회 중에 위원장이 속기중지를 명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의 위원장의 의도는 속기를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위원회운영의 협의 등을 위하여 일단 의사를 중지시키기 위해서이다. 이 경우 휴식선고라면 재개절차가 필요하지만, 위원회는 여전히 개회 중이므로 위원의 발언이 공식적인 내용이 아니라 할지라도 위원회가 위원장의 질서유지권 아래에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