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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소수민족 정책
이진영 (경희대 교수)
1. 중국 소수민족 정책이론
중국의 민족정책에서 선언되는 주요 정책은 1) 민족평등정책, 2) 민족단결정책, 3) 민족구역자치정책, 4) 사회개혁정책, 5) 경제문화사업정책, 6) 언어문자존중정책, 7) 풍속습관 존중정책, 8) 종교신앙자유정책의 아홉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즉, "통일된 다민족 국가인 중국"이라는 "조국의 대 가정(大家庭)"에는 56개 민족이 살고 있으며 "민족평등은 민족단결의 전제조건이며, 민족단결은 민족평등을 실현하는 담보"로, "민족구역자치라는 구체적 실천"에 중국 민족정책은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민족구역 자치를 통해 중국의 소수민족은 중국 정부의 사회주의적 개혁과 경제문화 사업에서 혜택을 받고, 언어, 문자, 풍속, 습관, 종교, 신앙의 자유를 누린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선언은 시기적인 변화에 따라 실제 정책 운용상에서 많은 굴곡을 거치게 된다. 중국의 민족 정책은 많은 면에서 중국만의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첫째, 중국이 소련 공산주의의 민족이론을 중국에 맞게 개량하여 자신의 이론을 개발하고, 둘째, 이 이론은 중국의 역사적 현실과 결부하여 구체화되었으며, 셋째, 그 결과 중국의 민족문제와 민족 정책은 소련과는 다른 운용 방식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성립된 민족 이론과 정책도 구체적인 실행에서는 다양한 변화를 보여, 이론과 실제 정책에서의 괴리와 함께, 소련의 경험과는 완전히 구별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개혁 개방전 중국의 공식적 입장은 스탈린의 민족 이론에 기초하여 중국의 민족문제를 고찰한다는 것이었으며, 중국의 독특한 경험에 대한 강조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민족에 대한 개념과 민족 식별에 있어서 스탈린의 이론이 원용되었다면, 구역자치 정책은 소련과는 판이하게 구별되는 중국만의 구체적인 정책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초기의 소련의 영향아래 진행된 민족 식별에 대해 검토하고, 중국만의 독특한 이론이 그 후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이론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또한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상술한 구역자치와 중국의 9대 정책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집행되었는가를 살펴보려 한다.
민족식별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그러한 민족에 대한 범주화를 통해 중국 정부가 생각하는 민족 관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전통적인 공산주의에서 민족은 소멸될 존재로 파악된다. 하지만 마르크스의 사상이 레닌주의로 변하면서 구체적인 식민지의 상황에 직면한 레닌에게 민족문제는 사회운동의 한 부분으로 중시되었다. 그러나 레닌은 민족문제에 대해서는 강령적 성격의 언급만을 하였을 뿐이다. 그의 입장은 민족자결 원칙이라는 형태로 표현되었다. 민족문제에 대해 이론화를 시도한 것은 스탈린이었다. 다섯가지의 중요 저작을 통해 스탈린은 민족의 개념, 마르크스주의와 레닌주의 등 공산주의와의 관계, 공산국가와 민족문제의 관계, 그리고 구체적인 언어의 문제까지 언급하였다. 스탈린의 이론에서 중요한 점은 민족 발전의 3단계론을 제시하고, "현대민족"이라는 개념을 도출하고, 이에 근거하여 궁극적인 민족 소멸을 주장한 것이다. 스탈린에 의하면, 민족문제는 3단계로 발전한다. 먼저 자본주의 초기에는 민족과 민족 국가가 형성되고, 이어지는 제국주의 시기에는 민족에 대한 다른 민족에 대한 압박이 나타나며 이것이 식민지 문제로 표출된다고 한다. 그러나 3 단계인 쏘비에트 단계에서는 자본주의가 소멸하고, 민족압박도 사라지면서 민족문제는 해결되고 무산계급에 의한 독재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의 현대 민족 개념은 이러한 세 번째 단계를 위한 개념이다. 그는 사회주의 하에서의 민족관계를 현대민족이라고 개념화하고 그것을 자본주의 민족과 구별하였다. 현대 민족은 자본주의가 패퇴하고 자본주의 민족 차별이 사라진 토대에서 성립한 공동언어와 민족 융합을 실현한 사회의 민족이라는 것이다. 그는 민족이 성립하는 이론으로 사대 구성원리를 지적하였는데 그것은 공동언어, 공동지역, 공동경제생활, 공동문화심리소질을 가진 공동체가 민족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의 이러한 민족 이론은 쏘비에트인이라는 현대 민족을 창출하기 위하여 여러 소수민족을 압박하고 강제 이주시키는 형태로 나타났다. 중국의 민족 식별은 이런 스탈린의 민족 이론에 기초하여 이루어졌다. 중국 공산당이 변경지역의 소수민족 지역까지 모두 점령하고 안정화를 이룬 것은 1955년이다. 새로운 여러 민족집단에 접한 공산당은 이들에 대한 분류를 통하여 산술적인 대표성을 획득하고자 하였다. 즉, 중국 공산당은 모든 무산계급과 함께, 모든 민족에 의한 당이라는 것을 선포하게 되는 것이다. 1953년 3월, 모택동의 "대한족주의를 비판함(批判大漢族主義)"이라는 지시는 민족관계라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한 중국 공산당의 입장이 잘 나타나고 있다. 선언적인 측면에서 민족 평등과 민족 단결을 제시하였으나 구체적인 측면에서 어떤 민족과 그러한 관계가 발전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민족 식별 작업은 중국에 존재하는 민족은 누구이며,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고, 당은 이들을 어떻게 대표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 연관된 것이다. 이러한 민족 식별작업의 정치적 특성은, 민족 식별작업이 완료되고, 바로 각 민족의 대표가 인구 비례에 의해 전국 인민 대표 대회에 대표를 보내기 시작한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즉, 중국이라는 국가의 형식성을 완성하는데 민족식별 작업은 중요한 의의를 가졌던 것이다. 중국의 민족 식별 작업은 중국 특유의 민족적 현실에서 소련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중국 민족 문제의 복잡성은 1) 역사적으로 민족이 생성, 소멸되었고, 그 명칭 또한 너무 많은 현실, 2)민족 분포에 있어서 대 잡거 소 취거 (大雜居 小聚居)의 형식을 가지고 있고, 3) 역사가 유구하여 그 시원 역시 아주 멀리 소급하여야 하는 현실, 4) 현재의 각 민족의 발전 단계가 다르다는 사실에서 출발하고 있다. 즉, 중국 전역에 상호 연관하여(대잡거)거주하는 여러 민족은 작은 규모로 따로 모여 사는데(소취거), 그들의 조상을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 역사적인 변화를 통하여 복잡하게 얽혀 그 시원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 중 어떤 집단은 1954년 당시 여전히 수렵 채집 생활을 하고 있었고, 식인의 풍습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었으며 많은 집단에서 노예제가 잔존하고 있었다. 반면, 조선족의 경우처럼 이미 토지개혁을 이루어 사회주의 단계에 도달한 집단도 있고, 일부는 국경 너머에 동료 집단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었다. 민족 식별작업은 이러한 조건에서 기본적으로 스탈린의 민족 구성 사대원리를 적용한다. 하지만 곧 하나의 원리를 추가하게 되는데, 그것은 민족의식이라는 요소이다. 즉, 하나의 구별되는 집단으로 자신들을 인식하는 경향이 강할 경우, 별개의 민족으로 범주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민족의식이 있더라도 나머지의 구성요소가 강하게 나타날 경우는 하나의 민족으로 범주화하기도 하였다. 묘족(苗族)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민족 식별작업의 다른 정치적 성격은 역설적으로 중국 공산당에 의해 새로운 신생민족이 탄생했다는 점이다. 여러 집단이 민족적인 징표(ethnic marks)를 공유하지 않았으나, 공산당에 의해 민족으로 규정(identification)된 후 오히려 그들의 민족의식이 각성되고, 범주화되었다는 연구 결과는 흥미로운 것이다.
근대 서구 국민국가(nation-state) 형성에 있어서 민족주의는 주요한 역할을 하였고, 그러한 민족주의를 통해 형성된 국민의 통합이 국민국가의 기초가 되고 있다. 중화민족은 이러한 국민국가 형성과정에서 새롭게 창조된 개념이다. 이것은 흡사 British라는 국민(nationals, nation)이 English를 중심으로 Welsh, Scottish, Irish 등의 민족이 포함되어 성립하는 것과 유사하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관념을 독특하게 구체화하여 그것을 계서적 개념으로 만들었다. 즉, 중화민족에 해당하는 것을 ren(人)으로, 중화민족의 구성요소는 zu(族)으로 개념화 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인은 족의 상위 개념이다. 즉,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인은 이제 한족(한족)이라 불린다. 중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이제 더 이상 조선인도 한국인도 아니다. 그들은 조선족(조선족)으로 식별되는 중화민족의 일원인 것이다. 영어로 번역도 Chinese nation(中國人, 中華民族), Han nationality(漢族)로 달리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인'의 개념이 단순하게 국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민족의 개념을 포괄하는 것이다. 즉, 일반 민족을 넘어서는 상위 민족 개념에 중화민족이 있는 것이다. 흡사 스탈린이 제시한 목표로서의 현대 민족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한, 중화민족 안에서도 민족간의 평등을 얘기하지만 동시에 주체민족으로서의 한족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한족의 역할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로 비판받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는 대한족주의 보다는 소수민족의 소위 지방민족주의(地方民族主義)에 대한 비판과 투쟁이 이루어졌다. 즉, 중화민족이라는 독특하다고도 할 수 있고, 자기 중심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개념은 중국의 민족 정책에 있어 출발점이 되는 개념이다. 민족문제와 민족정책은 이러한 민족과 국적이 혼재되고 새롭게 규정된 중화민족의 개념에서 출발한다. 티벳 문제의 근원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한국에서의 재외동포의 개념과 충돌하는 조선족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중화민족 개념의 독특성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중국이 근대 국민국가로 성립할 당시 중국의 많은 지도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근대적 민족국가에서 그 구성요소인 중국인에 어떻게 현재의 소수민족을 포함시킬 것인가 고민했던 것이다. 특히, 만주족의 청(淸)을 계승하는 입장에서 만주족을 포괄하는 형태의 국가를 완성해야 하는 입장에서 중화민족의 개념은 중요한 것이었다. 손문은 "한족인구에 비해 한족 아닌 자는 적으며... 그러므로 중국은 하나의 민족으로 이루어져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민족의 구성 요소로 한, 만, 몽, 회, 장 (漢滿蒙回藏)의 5족 공화를 주장하였고, 장개석은 역사적 사실과 소수민족의 존재를 무시하면서, "중국에 사는 모든 거주민은 동일한 핏줄을 가지고 있고, 그들간의 차이는 지역적, 종교적 차이이지 종족이나 민족의 차이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즉, 주체민족으로의 한족과 중화민족에 대한 강조는 이미 역사적으로 중화민족주의에 배태되어 있는 것이다.
백수이(白壽彛)는 본국의 역사에 있어서 국토와 조국을 개념화하는데 두 방법이 있다고 하면서, 하나는 왕조 변천에 따라 영토가 변했던 역사적 영토관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중국 영토를 중국의 기본 영토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현재 소수민족을 포함한 중화민족이 다민족 대가정에서 살고 있으므로 중국 역사는 현재의 영토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해석은 중국사의 영역으로 확장되어, 중국사는 이전에는 중국사와 변방민족사가 있었는데 그런 구별은 잘못된 것이며, 소수민족을 포함한 중화민족의 역사로 다시 재편되어야 한다고 확장되었다. 이러한 역사관은 한족과 다른 민족과의 관계도 새롭게 보도록 요구하였다. 통칭 오랑캐로 알고 있는 변방민족의 왕조들도 모두 중화민족사의 일부가 되었다. 이런 경향은 그들 중의 많은 부분이 중화민족에 동화되거나, 그 지역이 현재의 중국 영토이므로 중국사의 일부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발해나 고구려도 중국사의 일개 지방 정권으로 새롭게 해석되었다. 또한, 변방민족의 중국에 대한 침략은 부인되고, 그것은 중화민족 내에서 발생한 민족 간의 전쟁으로 재 규정되었다. 즉, 역사적으로 소수민족은 조국의 역사에 공헌하였으며, 민족 전쟁은 불가피한 민족관계의 모순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결과 현재까지 영웅으로 취급되는 인물들에 대해 재평가하여야 하고, 민족관계를 돈독히 한 소수민족 인물이나 한족인물이 재조명을 받았다. 즉, 정통 왕조에 투항하거나 협력한 인물들을 재평가하였다. 특히, 개혁 개방 후 강조된 것은 통일적인 다민족 국가가 중국에서 고대부터 존재했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즉, 이민족이 세운 왕조들도 전통적인 조공제도에 속해있기 때문에 중국은 전통적인 다민족 국가라고 주장하면서, 그 당시의 중국은 문화적 의미의 중국으로 지금의 중국은 이를 이어 받았으므로 중국은 고래로 다민족 국가라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학자들의 이론화 노력은 중화민족주의에 기초하여 중국 정부가 개념화한 중화민족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다원일체란 중국은 다민족 사회이고, 다양한 인종적 배경과 지역적 특색이 있으며, 공산화 이전에는 그 정치-사회-경제적 다양성이 존재하였는데, 이러한 다원성을 일부 인정하는 토대에서 일체화한다는 의미이다. 즉, 다원에는 현실적인 여건에 대한 고려가 일체에는 목표 지향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일체에 있어서 주체 민족인 한족의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다원을 어디까지 인정하는가 하는 점이 하나의 정책의 실행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단기적 공존 장기적 융합이란 말 그대로, 한족과 소수민족이 공존하는 현실에서 단기적으로는 공존하나 장기적 목표는 중화민족으로의 융합이라는 것이다. 중국에서 동화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거기에는 주종관계(주류사회에의 동화)가 있다는 것이다. 융합은 상호작용으로, 한족도 소수민족의 관습 등에 동화될 수 있다는 논리에서 출발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물론 어려운 얘기이다. 큰 것은 틀어쥐고 작은 것은 놓는다는 방침은 우리가 중국 소수민족 정책의 관용성을 종종 발견하여 착각하는 부분이다. 즉, 작은 것은 놓는 다는데서 관용성의 여지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이 큰 것이고 무엇이 작은 것인가 하는 점이 논쟁거리라 할 수 있다. 위의 3가지 요소는 중화민족주의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다. 중화민족주의란 중국이 서구와 일본의 침탈 그리고 전근대적 요소와의 투쟁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중화민족주의의 요소 중 "영토적 일체성과 국민적 통합"이 가장 주요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영토적 일체성이란 중국정부가 영토문제에 대해서 단호하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홍콩이나 대만문제에 집착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또한, "티벳은 분리될 수 없는 중국의 일부분" 이라는 표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국민적 통합은 민족정책과 연관하여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사실상의 "주체민족인 한족으로의 동화"가 목표인 셈이며, 이는 기본적으로는 장기간의 과제이나, 정책의 측면에서는 부침을 겪으면서 실현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은 행정제도, 교육, 언어에서의 정책에서 나타난다. 큰 것은 틀어쥐고 작은 것은 놓는다는 것과 연관된 것은 소수민족의 정치적 민족주의와 문화적 민족주의를 구별하여 대처한다는 것이다. 즉, 위에서 정한 가이드라인이라 할 수 있는 일체적 요소는 소수민족이 침범할 수 없는 요소이다. 다원적인 것은 문화적인 면에서만 허용된다. 중국정부의 영토나 민족관념은 불가침이나, 언어나 풍습 등은 보호되고 때로는 장려된다. 우리는 연변에서 한국어가 쓰여진 간판을 보고 중국의 민족 정책을 본다. 그러나 이러한 언어문제도 단순하게 문화적인 요소가 아닌 정치화 할 경우 중국 정부는 단호하게 대처하였다. 1957년의 조선족 지역에서 있었던 민족어 순결논쟁과 이후 연결된 반우파 투쟁에서 중국정부는 조선족 학자들을 지방민족주의자라고 비판하면서 숙청한 것이 좋은 예이다. 또한, 중국의 민족 정책은 '구역자치' 라는 개념에서 출발하고 있다. 구역자치란 소수민족의 다원성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의 일체성을 놓치지 않으려는 정책이다. 구 소련이 민족공화국 정책을 사용하여 후에 분열하는데 빌미가 되었다면, 구역자치제는 소련보다 더욱 통제된 그리고 분리될 수 없는 행정개념이다. 이것은, 형식적인 자치이며, 주로 문화적 영역에서의 자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2. 중국 소수민족 정책의 전개 1. . 모택동 시기의 중국의 민족정책 (1949-1978)
이 시기의 민족정책의 특징은 기본적 생성과 변화 발전 그리고 좌절로 특징지을 수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하면서 많은 민족이 중국의 경내로 들어오게 되었다. 중국 정부는 전술한대로 민족 식별을 통하여 이들에 대한 분류와 대표성을 획득하고, 구체적인 민족 정책을 수행하게 된다. 이 시기의 민족 정책은 시기적으로 크게 다섯 시기로 나눌 수 있다. 그것은 1) 중국의 건국부터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이 반포되고, 그 속의 공동 강령이 선포된 1954년까지의 1단계, 2) 민족정책의 구체적 실천을 위하여 민족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민족 식별을 하며, 이를 출판의 형태로 표출한 시기인 1958년까지의 시기, 3) 정풍운동(整風運動)에 이은 반우파(反右派) 투쟁과 민족지역에서의 지방민족주의 반대 운동이 실시되고, 소수민족지구에서 소위 사회주의적 개조가 완성되는 1966년까지의 시기, 4) 문화혁명이 시작되고 소수민족 정책이 실제적으로 정지되고, 소수민족에 대한 극단적 동화정책이 실행된 시기로 1974년까지의 시기, 마지막으로 5) 문화혁명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일부 지역에서 서서히 변화를 보이는 78년까지의 4년간이 그것이다. 중국 정부가 사회주의 혁명건설시기로 평가하는 이 시기의 기본적 특색은 다음과 같다.
이 시기 민족 정책의 특징은 일부 해방된 지역에서 민족 정책의 기초가 마련되면서, 동시에 미해방지구에 대한 정복과 치안 확보가 이루어진 것이다. 만주의 조선족 지역처럼 이미 1946년에 중국 공산당이 접수하여 소위 치안을 확보하고, 변구(邊口)에서 실시했던 사회주의 개혁이 시작된 곳도 있지만, 티벳의 경우처럼 기존 거주민의 저항을 무력으로 굴복시키고 치안 확보가 막 시작된 지구가 혼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이 시기에는 중국의 국가적 통일을 완수하고, 각 지구에 정권을 성립시키는 것이 그 주요 임무였으며, 이런 차원에서 중국 공산당의 민족정책은 선언적 특색과 부분적 실시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통일적인 헌법이 부재하고, 각 지구에 정부가 성립되어 있는 상황이므로 (예로 만주지역에는 동북인민정부가 54년까지 존재하였다), 구체적인 정책은 현지의 사정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었다. 중앙에서 민족정책과 연관하여 정한 방침은 1950년의 "소수민족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할 것에 대한 지시"가 그것이다. 이 정책의 골자는 각지의 소수민족의 정황이 각기 다르므로 중요한 문제는 중앙에 보고하여 처리하나 기타 문제는 각 지구가 독단적으로 처리할 것을 훈령한 것이다. 특히, 각 소수민족지구에서의 사회개혁을 추진하는데 있어, 그 민족의 종교, 풍속, 습관 그리고 현존하는 토지제도나 세수구조 등을 고려하여 그 완급을 조절할 것을 명하고 있다.
이 시기는 중국의 민족정책의 기초가 전국적 차원에서 성립한 시기이다. 전국적 범위에서 치안이 확보된 후, 헌법이 선포되고, 그것에 기초한 공동강령에서 평등, 단결, 호혜적 관계의 원칙이 확립되면서, 중국의 민족정책은 구체적인 실천의 단계로 진입한다. 이 시기에 실시된 정책은 민족구역자치에 대한 정립, 민족식별, 민족지구 안정화, 소수민족간부 배양, 교통건설로 요약할 수 있다. 민족구역자치는 중국 정부가 현재도 민족정책의 원칙으로 삼고 있는 방침이다. 민족구역 자치란 기본적으로 "민족 평등에 기초하여 소수민족이 그 지역의 주인이 되어 자기 민족에 대한 사무를 처리하고 평등권리를 향유하기" 위한 제도로 민주집중제의 원칙에서 건립되어 인민민주전정(프롤레타리아독재)이 실행되는 정치형식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민족구역자치는 전술한 중화민족주의에 근거하는 세 가지 원칙을 필히 준수하여야 하는바, 그것은 국가통일의 원칙, 민족단결의 원칙 그리고 사회주의 민주의 원칙이 그것이다. 환언하면, 지역적 할양 등의 민족자결권의 부정, 중화민족에서의 이탈 금지, 프롤레타리아 독재 형식 즉 공산당의 단독집권 인정 등의 특색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족구역자치는 각 민족에게 자치지방으로의 기능을 일정부분 허용하는데, 이렇게 건립된 자치기관은 중앙의 통일적 영도를 받으면서 중앙에 대표를 파견할 수 있으며, 입법권, 언어문자사용권, 소수민족간부 배양권, 경제적 권리와 기타 사무에 대한 권리 등을 보장받게 된다. 즉, 민족구역자치는 중국과 중화민족에서 분열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공산당의 일당독재에 저항하지 않는 한 행정-경제-문화적 측면에서 일정 부분 자치를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족구역자치에 의해 중국의 소수민족은 지방정권으로 각 급의 정권기구를 조직하고 그 대표를 뽑아 중앙에 보내기 시작하였다. 즉, 성급에서는 5개의 자치구가, 지구급에서는 자치주와 맹(盟: 몽고족에게 허용)이 그리고 현급에서는 자치현과 기(旗: 몽고족에게 허용)가 중국 각지에 성립하게 된다. 이런 지방정권의 성립은 민족식별의 기초 하에서 이루어졌다. 민족식별에 대해서는 전술하였으므로 생략하나, 식별과 관련하여 몇 가지가 추가되었다. 그것은 먼저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어 명칭의 변화이다. 주지하다시피,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변방민족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뜻에서 모멸감을 주는 명칭이 쓰여졌다. 이런 명칭이 제거되었다. 예를 들어 묘족(苗族)의 경우 원래의 묘(猫)에서 개를 의미하는 앞의 부수가 생략되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민족식별 작업에 대한 결과가 각 소수민족에 대한 소개서의 형태로 출간되었다는 점이다. 간지(簡志), 간사(簡史), 개황(槪況)의 형태로 출간되어 각 소수민족에 대한 이해가 제고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예를 들어 조선족의 경우 조선족간지, 조선족간사, 조선족개황이 중국어와 조선어로 편찬된 것이다. 이런 편찬은 이후 78년까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중국 민족에 대한 그 당시의 현황과 중국공산당의 입장을 볼 수 잇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민족지구의 안정화는 지난 시기에 이어 중국 정부가 계속 추진했던 정책이다. 일부 소수민족 지역은 첩첩 산골이거나 오지여서 사람의 왕래가 어려웠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토비가 준동하고 있었고, 미얀마 국경 등에는 국민당의 군대가 저항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숙정작업은 중국의 국가적 체면과 공산당에 대한 신뢰에 있어 중요한 요소였다. 중공 중앙의 지도자들은 변방 민족지구를 시찰하고, 이런 작업을 독려한 것이다. 또한, 지역 사정에 맞게 신중하게 처리한 지난 시기의 문제가 잔존하여, 민족지구 일부에서는 부족간의 내부 분규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특히, 토지개혁과 중공 중앙에 대표를 선출하는 문제에 있어서 전통적인 질서와 친중공의 새로운 세력간의 내분이 있었던 것이다. 민족단결을 목표로 하는 중국에게 있어 이런 분열은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항으로 주로 친중공계에 대한 지원의 형태로 진압되었다. 양산(凉山) 이족(彛族)의 참사는 그 대표적인 것이다. 민족지구 안정화와 연관하여 중국 정부는 변방의 소수민족지구와 한족지구를 연결하는 교통망 건립에 박차를 가하게된다. 이것은 소수민족지구에 대한 중공의 통제를 강화하고, 동시에 소수민족지구가 한족지구와 연결되어 민족통합이 촉진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런 건설을 통해 빈곤에 허덕이는 많은 소수민족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생활을 개선하며, 특산품 등을 교역하게 하는 등의 정책을 실행하였다 주로 변방지역인 관계로 중국인민해방군이 이 부분에서 많은 공헌을 하게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시기 중요한 정책은 소수민족간부의 배양이라 할 수 있다. 민족구역자치에 있어, 민족 스스로가 통치해야 하는 사정에서 중공의 민족정책을 정확하게 전달할 중간자가 많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특히, 기존의 소수민족 지배층은 중국의 사회주의 개혁의 성격과 맞지 않았으므로, 친중공적인 민족간부의 양성은 시급한 일이었다. 1950년 반포된 "소수민족간부 배양 시행방안"과 "중앙민족학원 성립 시행방안"이 그 골자로, 이에 기초하여 민족간부의 양성이 있게된다. 북경에 중앙민족학원 설립을 필두로 각 지구에 민족학원이 설립되었는데, 모두 13개였다. 특히, 정치훈련반이나 정치학교 형태의 속성과정이 이 시기에 성립되어 후에 민족학원이나 당에 흡수되기도 하였다. 이 결과, 1953년에 10여만에 불과했던 민족간부가 1958년에는 40만으로 증가하게 되며, 이들은 중국민족정책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시기는 중국 전체적으로는 급격한 사회주의적 개조가 완성되는 시기이다. 즉, 농업, 공업, 수공업에 있어, 소위 집체적(集體的) 소유가 달성되고, 인민공사라는 정치, 사회, 경제가 혼합된 형태의 사회주의화가 진행되는 시기이다. 특히, 대약진 운동기간 동안 보인 소위 공산풍(共産風)은 "한 발만 걸으면 천당에 가고, 하루만에 삼사(三社: 合作社, 高級社, 人民公社)에 들어간다"고 할 정도로 과격한 개혁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 시기는 또한 3년 자연재해와 인재가 결합된 고난의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 시기에 민족정책에 있어서는 오히려 경제적인 면에서 발전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민족지구의 농업과 공업의 발전에 있어 1962년에서 1965년 3년간 70% 이상의 발전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면의 논쟁을 피한다면 이 시기는 전기에 성립한 중국의 민족정책이 좌초하기 시작하는 기간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정풍운동의 결과 나타난 지방민족주의 반대 투쟁과 모택동의 10대 관계에서 보듯, 민족문제를 근본적 계급 모순관계로 파악하는 행위와 그에 기초하여 실제적인 측면에서 몇 몇 민족 자치 지방을 취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걸음마를 걷듯이 이제 막 성립한 민족정책이 본격적인 정치적 태풍을 만나 좌초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앙에서 일어나고 있던 정풍운동과 이어진 반우파 투쟁은 소수민족정책에는 바로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전국적 규모로 민족식별과 민족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면에는 바로 연결되지 않았다. 대신, 문화적인 측면이 공격받기 시작하였다. 1957년 제출된 "소수민족지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풍과 사회주의 교육에 대한 지시"에 의하면, 소수민족지구는 둘로 나뉘어 정풍의 파고를 맞이하도록 요구받았다. 이미 사회주의적인 개조가 어느 정도 완성된 지역은 한족지구와 같은 정풍운동이, 그렇지 못한 지구는 여전히 조사와 연구를 통해 개조작업을 하도록 한 것이었다. 소수민족지구의 정풍은 지방민족주의 반대 운동의 형태로 표출되었다. 지방민족주의란 "통일된 국가인 민족의 대가정에서 민족관계를 말살시킬 수 있는 소수민족의 민족주의"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것이 반우파 투쟁의 와중에서 우파적 행위로 지목받게 된 것이다. 즉, 당시의 노선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양대노선의 싸움으로 생각하고, 사회주의 노선을 따르지 않는 자들은 우파로 규정하였는데, 민족문제는 우파적인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 지방 민족주의는 사실 대민족주의(大民族主義)의 한 표현으로 생각되었는데, 대민족주의의 다른 한 표현인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는 우파로 예단되지 않는 모순을 보여주었다. 대한족주의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언급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대한족주의는 소수민족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길지 모르는 한족 (간부)의 편향된 행동을 규제하자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지방민족주의에 대한 반대는 군중운동적 성격을 가지고 실제적으로 집행되었다. 지난 시기 당의 권유에 의해 민족교육을 강조하던 민족간부 및 교육자들이 대거 우파분자로 낙인찍혀 일부는 노동개조를 당하고 일부는 직무를 그만둘 것을 요구받았다. 특히, 1957년 모택동의 소위 "10대 관계론"에 한족과 소수민족의 모순이 포함되고, 거기에서 "엄중하게 존재하는 지방민족주의"를 척결하여 민족단결을 이루어야 한다는 당중앙의 입장은 이 운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게 되었다. 또한, 1958년 발생한 청해성 소수민족 반란 사건의 결과 민족문제에 있어 계급적 성격을 더욱 강조하게 되고, 소수민족의 민족주의는 모두 계급의 적으로 매도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민족문제의 계급 투쟁화는 문화혁명기에 심해지나, 이미 1958년에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민족정책에서는 20년의 고난기가 시작되고 있는 점이 특색이라 할 것이다. 지방민족주의 반대투쟁은 실제적인 조치로도 나타나는데, 몇 몇 민족 자치현을 폐기하거나 합병하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하북성에서 있었던 회족자치현들에 대한 조치가 이에 해당한다.
문화혁명기의 소수민족정책은 국방차원, 급격한 한화(한화)추진, 제도적 권리의 위축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국방차원의 접근은 소수민족지구가 주로 변방에 위치하여 다른 국가와 국경을 접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중-소 분쟁으로 인한 국경의 긴장과 영토적 통일성을 강조하는 중국에게 있어서 소수민족의 이탈은 묵과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시기에 공산당과 홍위병의 압박을 피하여,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피신한 소수민족에게는 "반국(叛國:나라를배반함)"의 쪽지가 붙거나, 그 나라의 특무(간첩, 비밀요원)로 매도되어 처형되거나 압박을 당하였다. 인구의 20-30 퍼센트가 해당된 지역도 있는데, 이들의 경우 고문과 구타, 재산몰수 등이 뒤따랐다. 특히, 민족지구에서는 정상적인 정권기구가 무너진 후 무정부 상태에서 인민해방군의 사실상 계엄이 지속되었는데, 이는 민족지구가 가지는 변경적 성격에서 나온 것이다. 대다수의 지역에서 계엄은 71년까지 지속되고, 71년 이후에도 반군, 반민(半軍半民)의 혁명위원회가 지속된다. 소위 정권기구가 재성립하는 74년 이후에도 많은 지역에서 군사통치적 성격은 유지되었다. 이러한 통치체제의 특이성 속에서 급격한 한화가 추진되었다. 민족적인 형식과 내용은 모두 투항주의나 수정주의로 매도되어 타도해야할 조건이었다. 그 결과 당에서도 민족정책과 연관된 통전부, 민족사무위원회, 종교사무위원회가 "소와 뱀 등 귀신의 집합처" "자본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집단"으로 매도되고, 민족간부는 "자산계급의 대리인"으로 반혁명수정주의분자로 낙인찍히게 되었다. 이러한, 상층부의 민족기구부분과 민족간부에 대한 탄압은 민족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정지시켰을 뿐 아니라, 후속 민족간부의 양성도 단절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문화혁명 후기에 진행된 "계급대오정리운동"은 기층차원에서 기초간부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 결과, 모든 부분의 민족간부가 탄압을 받아, 중국의 민족문제는 한족화하는 길밖에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한족화란 한족의 언어, 문화, 사회제도와 다른 것을 미신, 봉건주의, 수정주의로 몰아 파괴하는 행위로 나타났다. 중국어의 사용이 강제되고, 한족과의 혼인이 장려되고 민족간 혼인자는 박해를 피할 수 있었다. 소수민족의 종교는 철저하게 탄압받고 파괴되었는데, 티벳불교 사원의 반 이상이 전파되었고, 승려는 환속을 강요당하였으며, 회교지역에서는 회교도에게 돼지고기를 강제로 먹이는 행위가 연속되었다. 사회제도 상에서도, 사회주의개혁이 더욱 급격하게 추진되어 소위 초기에 공산당에 협력했던 상층부의 소수민족 인사들이 모두 지주, 부농 등의 이유로 처형되었다. 이제 중국 공산당은 소수민족인민과 바로 마주치게 된 것이다. 소수민족지역의 모든 표식은 제거되고, 중국 공산당은 소수민족에게 한족을 배우고 따를 것을 요구하게되었다. 소수민족에게는 그들의 정치, 경제, 사회 제도 뿐 아니라 언어, 종교, 문화 그리고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모택동 시대의 소수민족 정책은 기초적인 성립 후에 바로 붕괴의 과정을 밟았다고 할 수 있다. 즉, 선언적, 제도적 측면에서 50년대 초반 민족정책의 성격이 기본적인 제도화의 과정을 밟아갔다면, 50년대 중반 이후는 정치투쟁의 와중에서 민족정책 자체가 실종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정책의 집행 측면에서 본다면, 사회주의적 개조가 어느 정도 완성된 일부 지역에서는 소수민족에 대한 정책이 성립하였으나, 많은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 기초적인 조사도 안 된 상태로, 소위 민주주의적 개조만이 완성된 단계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한 지방민족주의 반대투쟁과 문화혁명은 소수민족의 생존권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었다. 중국에서 10년 동란으로 문화혁명을 얘기하지만, 소수민족에게는 '20년의 고난기(1958-1978)'라는 표현은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이 출범후 바로 좌초한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민족학에 있어서 56년에서 58년까지를 짧은 '황금기'로 표현하는데서, 일정부분의 성과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성과는 민족이론에 대한 연구와, 학교의 설립, 민족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의 완료, 그리고 형식적이나마 민족구역자치라는 제도의 생성을 통해 중국 민족정책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등소평 시대의 민족정책은 모택동 시대의 유산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혁 개방기의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은 모택동 시기와 어떤 면에서 구별되는가? 또한, 모택동 시기에 비해 발전된 측면이 있는 것인가? 시대적 변화를 수용하는 중국 소수민족 정책이 가능하였는가? 이 절은 이런 질문에 대답하게 된다. 개혁개방기 중국의 소수민족정책은 크게 세 단계로 변화한다. 첫 단계(1978-1984)는 정책의 집행이라는 측면에서 모택동 시대에 대한 평가와 함께 오류를 수정하여 1950년대 초반의 상태로 회복하는 과정이다. 이 시기에 대다수의 소수민족지구는 여전히 개방되지 않았다. 두 번째 단계는 사실상 등소평 시기의 소수민족 정책의 특징이 나타나는 시기이다. 사회주의 초급단계와 소수민족정책기(1984-1997)라 할 수 있는 이 기간은 중국 전역에서 경제 사회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소수민족 지구에도 응용하려고 한 기간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면개방기의 소수민족정책은 질적으로 변화하는 중국 사회에서 소수민족정책의 어떤 부분이 남아 있고, 그것이 시기적인 변화를 담보하고 있는가하는 점을 고찰할 수 있는 기간이라 할 수 있다.
개혁개방후 소수민족정책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변화는 파괴된 정권기구들을 재건하고, 탄압 받던 민족간부들의 권리를 회복시켜주는 것이었다. 이러한 소위 회복 작업은 1984년 민족구역자치법이 성립 할때까지 계속된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회복이 5년이나 걸렸는가? 그것은 중공중앙 자체에서도 개혁파와 보수파의 대립이 있었으나, 소수민족지구는 철저하게 파괴되어 이러한 회복 작업을 담당할 민족간부도 부족하고, 회복되는 과정에 대해 긴 탄압에 노출되었던 소수민족들이 신뢰를 가지는 과정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전국의 통일전선, 민족, 종교, 사업 부문들이 '투항주의로선을 집행하였다'는 모자를 벗겨줄 것을 건의하는 중국공산당 중앙통일전선공작부의 지시요청보고(1979.2.3)"에서 "민족정권 부문이 소와 뱀 등 귀신의 집합처" "자본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집단" "자산계급의 대리인"으로 매도된 것을 바로잡는다고 발표하고, 이후 "지방민족주의분자의 모자를 벗겨줄 문제에 관한 중국공산당 중앙통일전선공작부의 지시요청보고(1979.9.28)"에서는 지방민족주의에 대한 당의 입장이 착오였음을 확인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과거사에 대한 당의 착오와 반성을 표한 후 소위 새로운 시기의 민족정책에 대한 대강을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등소평의 "새로운 시기에 있어서의 통일전선과 인민정치협상회의의 과업""새로운 시기에 있어서의 당의 민족사업정책과 종교정책(1979.9.13)"과 양정인(楊廷仁: 회족)의 "사회주의적 현대화 건설시기에 나서는 민족의 임무(1979.5.22)"는 공산당의 새로운 민족 정책의 대강을 밝힌 것이었다. 즉, 통일된 다민족국가인 중국의 발전이 비교적 뒤떨어지고, 소수민족지구에 사실상의 불평등이 잔존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역사적인 원인이나, 임표 등 4인방에 의해 더욱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하면서 새로운 시기의 소수민족 정책은 "여러 소수민족이 한족의 발전수준을 따라 잡거나 그 수준에 접근하도록 하는" 소수민족의 현대화에 초점을 둔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민족사업임무는 "민족단결을 강화하고, 조국의 통일을 공고히 하며, 변강의 안정을 수호하는" 전술한 중화민족주의의 원칙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또한 구체적인 측면에서도, 선언적인 정책 발표를 하는데, 평등권의 보장, 경제문화발전, 풍속습관존중, 종교신앙자유존중, 민족사업기구의 회복 등의 모택동 시기 초기와 비슷한 선언이었다 특이한 것은 회복문제에 있어, 소수민족출판이나 언어사용에 대해 국가가 보조하고, 소수민족특산물을 개발하는데 국가가 나서는 등의 규정을 만든 정도이다. 이런 규정은 후에 소위 3가지 우대정책으로 발전하는데, 1) 민족지구를 도와주는 경제정책, 2) 소수민족의 풍속습관 존중하기 위한 상품(예로 종교용품 등)에 대해 국가가 생산 공급하는 것, 3) 민족간부와 종업원을 양성하는 정책이 그것이다. 회복기에서 특히 중시된 사항은 민족관계의 강조이다. 소위 20년의 고난기에 대한족주의에 의해 피해를 본 소수민족에게 한족의 공산당이 다가가기 위한 정책은 여러 문헌을 통해 언급된다. "민족관계를 잘 처리하고 민족단결을 강화하자(1981.7.16)"와 호요방의 "새로운 시기에 있어서의 민족관계와 통일전선(1982.9.1)"에서는 소수민족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신중성이 요구되며, 민족관계를 잘 처리해야 민족단결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언급은 모택동 시기의 초기와 달라진 점은 별로 없고, 단지 이론상의 변화가 정책에도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수민족지구에서의 회복기는 소수민족이 중국 전체의 변화의 속도에서 더 뒤쳐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즉,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지역이 한족지역보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등소평의 불균등 발전론에 의해 연해지역에서 떨어진 소수민족지역은 개방의 시기도 늦고, 개방의 혜택에서 소외된 상태였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5년여의 회복기와 그후의 기초적인 정권 설립 등은 개혁 개방기에 소수민족지구가 한족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발전이 늦어지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개혁 개방기 소수민족에 대한 정책은 1984년 민족구역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시작한다. 민족구역자치법의 개정은 중국의 민족정책이 이제 정상궤도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 법은 중국의 민족정책의 집결체로 총 67조로 이루어져 있다. "평등, 단결, 공동번영의 사회주의적 민족관계를 발전"시키는데 목적을 둔 이 법은 1954년의 법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민족자치에 대한 범위를 규정한데 의의가 있다. 특히, 민족자치지방의 구획선 변경을 그 민족의 자치기관과 상의해 결정한다든지(제14조), 자치구역(구, 주, 현)의 책임자는 꼭 그 지역 민족간부로 임명한다는 조항(17조), 각 민족이 서로의 언어를 상호 배우도록 규정하고 간부의 경우에는 일부 의무화(49조)한 조치는 진일보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민족구역자치법을 선포함에 따라 민족지역에는 다시 자치기관들이 복원되었다. 특히, 현 아래의 자치조직이라 할 향(鄕)에도 민족자치향을 설립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 기본적인 행정조직 아래에서도 자치가 구현되도록 노력하였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소수민족 정책에서 특히 강조되는 것은 국가적인 개혁 개방에 따른 시장 경제 도입의 원칙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와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으로 정해지면서 소수민족 정책도 이러한 국가정책에 복무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즉, 경제발전이 주요한 목표가 되어 소수민족지구에서도 생산력의 증가를 통한 발전을 이루고, 이러한 발전은 중화민족의 공동 번영을 이루는 기초가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특히, 민족지구에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도입하여야 하는가하는 점이 부각되었다. 기존의 정치중심 사고를 변혁하고 관념의 변화를 유도하여 민족전통문화를 현대화하는 측면에서 시장경제의 도입을 위한 기초를 만들 것을 주장하고, 경제구조를 조정하여 시장구조에 적응하는 문제가 심도있게 검토된다. 특히, 연안 한족지구에서 발전하고 있던 향진 기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민족지구에 적용하는가 하는 문제나, 소유제를 어떻게 수용하여야 하는가하는 문제도 논의된다. 강택민은 "중국의 현 단계 소수민족문제는 집중적으로 소수민족과 소수민족지구에 대한 경제 문화 발전 요구를 더욱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즉, "오직 경제를 성장시켜 소수민족의 생활을 개선해야만 소수민족들이 충심으로 기쁘게 심복하고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지적은 이런 경제 발전을 중심으로 한 등소평의 민족정책을 잘 설명하는 것이다. 또한, 소수민족에 대한 경험이 모택동 보다 풍부한 등소평은 소수민족에 대해 어떠한 이상주의적 견해도 가지고 있지 않고 실용주의적으로 사고하였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 실용성의 기초는 경제적인 면에서의 발전인 것이다. 개혁개방기의 중국의 민족정책의 기본은 여기에 있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이 시기 특이하게 전개된 티벳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의 기조를 알 수 있고, 다른 정책과의 연결 고리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발전에는 조건이 있었다. 그것은 정치적인 면에서의 통제의 유지였다. 정치적인 면에서의 통제는 전술한 민족 사업임무에 잘 나타나 있다. 또한 민족관계에 대한 강조와 공동 번영에도 나타나고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구역자치를 통해 민족평등이 실현되고, 소수민족정책의 중심이 소수민족지구의 경제발전에 있으니, 중화민족의 공동번영을 위해 당의 지도사상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당의 지도사상은 민족단결과 국가안정을 통한 단기적 공존과 장기적 융합의 방침이라 할 수 있다. 세계의 조류가 다민족 국가에서는 민족융합이 있는 국가가 발전하고, 민족분열이 있는 국가는 멸망한 경우를 보아, 민족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이다. 특히, 90년대에 발생하는 "민족과 종교라는 구호아래 발생하는 제국주의자들의 지원을 받는 민족분열주의자들의 행동은... 사회주의제도를 파괴하고 중화민족 대 단결과 조국의 통일을 파괴하는 행위로... 맹아상태에서 싹을 잘러야 하며 결연히 대항하여야한다"는 입장은 중국의 공식적인 민족 정책의 입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강택민은 90년대 중국 민족정책의 임무를 1) 소수민족지구경제발전, 2)사회적 진보, 3) 개방확대, 4)민족구역자치제도 견지, 5) 진일보한 민족단결로 요약하고 있다. 그는 소수민족문제가 가지는 장기성, 복잡성, 중요성에 주목하면서, 중화민족의 공동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민족단결이 최우선 과제로 주장하여 역시 정치적인 통제를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론 부분에서 전술한 민족관계에 대한 연구의 강조는 이러한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시기 중국 민족학의 기본적 임무는 중화민족의 단결이 강조되면서, 각 민족을 어떻게 융합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역사적인 민족단결의 사례와 민족융합의 사례 그리고 그 시기의 민족관계에 대한 연구가 장려되었고, 공동번영을 위한 민족 간 모순이 무엇이 있는가 하는 점에 초점이 두어진 것이다. 이런 민족관계에 대한 연구는 민족간부양성의 문제를 다시 전면적으로 내세우면서 새로운 사회주의시기 민족관계를 처리하는 민족간부의 양성이 각 방면으로 시작되게 된다. 모택동 시기와 다른 점은 정치분야 보다는 주로 교육, 과학, 문화, 위생, 체육 등의 소위 전문적이고 비정치적인 영역에서의 민족간부 양성이 중시되었다는 점이다. 경제가 중시되고 정치적인 면에서 안정이 강조되면서 추진된 것은 문화적 측면에서의 복구였다. 주로, 소수민족 언어, 문학, 역사에 대한 연구가 새롭게 부각되었고 강조되었다. 그 결과, 1950년대에 출판되었던 책들의 복각이 진행되고, 민족관계사적 측면에서 연구가 심화 진행되었다. 또한, 민족출판사에 대한 지원, 민족어 방송국과 신문사의 설립과 지원이 계속되고, 내용과 형식에서 일정부분 자유가 허용되었다. 특히, 교육 사업과 의료사업에 대한 강조는 민족지역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진행되었다. 하지만, 1992년 전면 개방과 그에 따른 중국 사회의 질적 변화가 초래한 것은 소수민족지구에 대한 보조가 시장논리에 밀리게 되면서 중단되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 소수민족 지역은 중국의 정책보다도 더욱 강력한 시장의 논리에 노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접근법은 중국처럼 민족이 다양하고 각 민족에 대한 정책이 구체적인 수준에서 차이가 많이 발생하는 현실에서는 적절한 접근법이 아니다. 특히, 각 민족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를 가지고 단순 비교를 시도하는 것은 적절한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소수민족이 아이를 둘씩 가질 수 있다는 중국의 인구정책을 분석하면서, 조선족의 출산율이 한족보다 낮은 이유를 조선족 지역의 경제발전 정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틀린 것이다. 조선족 지역은 한족지역처럼 일찍 사회주의적 개조가 완성되어, 다른 소수민족지역과는 달리 인구정책에서 한족에게 적용하는 한 자녀 가지는 것을 당에서 독려했던 것이다. 즉, 조선족 지역의 이런 특수사정에 대한 이해가 없이 분석하는 개별적 부문적 민족정책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중앙의 민족정책은 단순하게 선언적, 제도적 측면에 머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위의 8가지 부문에 대한 개별적인 정책은 생략한다. 그러나, 중앙의 기본적 정책이 표출되는 민족관계 부문 등은 충분히 앞에서 설명하였다.
1992년 전면적 개방이 실시되고, 4연(연해, 연강, 연선, 연변) 방침이 공식화 되면서 변강에 위치한 소수민족지구의 변화도 급속하게 진전되었다. 특히, 연해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경제적 성장은 90년대에도 이어져 중국 사회는 새로운 질적 변화를 맞이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변화가 소수민족 사회에 미친 영향은 시장기능의 도입과 그에 따른 소수민족사회의 근본적인 변화였다. 90년대 중반이래 진행되어온 소수민족 사회의 변화는 1997년 15차 대회를 고비로 중국 사회가 소위 온포(溫飽) 단계를 지나게 되면서 더욱 전국적 규모의 시장경제에 종속되게 된다. 이러한 경제적 근대화가 가져온 변화는 중국 공산당이 추진해온 이데올로기적인 민족정책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중국의 소수민족지역을 해체시키고 있다. 즉 소수민족지역의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중앙정부의 입장은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전술한 90년대의 논리를 반복하고 있다. 중앙적 통제가 일부 부분에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나, 사실상의 방기가 중국 정부의 현 소수민족정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개혁이 심화되고, 시장경제체제가 복잡해지는 신 정황에서 중국에서의 정치, 경제, 사회 방면의 모순은 증대하고 있는데, .. 이런 모순은 개방확대에 따른 민간의 외부 접촉으로 더욱 복잡해지고"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시되고 있는 소수민족정책의 방향은 간부제도에 경쟁을 도입한다든지, 민족지역발전을 가속화하여야 한다든지, 민족교육을 하여야 한다든지 하는 전 시기의 방법과 별로 다를 것 없는 대안인 것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런 변환기에 발생하는 정치적 불안정에 주목하여 소수민족지구에서의 정치적 안정방책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즉, 건국이래 누적된 소수민족지구의 불만요소를 기층차원에서 파악하고, 새로운 참여적 정치체계를 만들어, 정부기구가 좀 더 민주적, 과학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고, 소수민족의 정치적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구하면 변방의 안정이 유지된다는 발상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발상은 아직 구체적인 정책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잇지는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소수민족의 대응방식을 결정한 변수로는 정치적 민족주의와 문화적 민족주의의 구별, 지역적 변수, 그리고 국내적 요인과 국제적 요인이 결합한 외교적 변수의 세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
정치적 민족주의와 문화적 민족주의의 구별은 중국의 민족정책에 있어 기본 이론에 대응하는 양식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주지하다시피, 중국 민족정책의 핵심인 민족구역자치는 소수민족에게 중국의 영토에서 할양할 수 있는 권리와 중국의 주권에 대응해 실질적 자치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정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구역 자치라는 것이 명(明), 청(淸) 시기의 이민족 통치방식을 현대적으로 운용한 점에서 중국의 영토와 주권에 대항하는 정치적 민족주의의 영역은 그 범주가 좁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화적 민족주의란 정치적인 주권과 영토라는 기본적인 범주에 대해서는 대항하지 않으면서, 언어와 풍습, 종교 등 그 민족을 구별하는 민족의 족성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대응하는 것이다. 과거 청의 이민족 통치방식은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첫째, 예부에서는 조공국가를 취급하였고, 둘째, 이번원(理藩院)에서는 역사적으로 독립국가의 경험이 있고 최근 청에 복속 된 민족의 사무를 관장하였는데, 몽골, 티벳, 터키 계통의 종족들이 해당되었다. 이 곳에서는 청황실의 태자에 해당하는 작위가 민족의 지도자에게 부여되었는데, 청의 종주권을 부인하지 않는한 고도의 자치는 보장되었다. 마지막으로 토관(土官)과 토사(土司)제도인데, 중국의 군현제도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에서 작은 규모로 그 지역 민족출신의 향리를 임명하거나 혹은 유력자를 임명하여 통치하는 방식이었다. 현대 중국의 이민족 통치 방식인 구역자치는 위의 제도 중 두 번째와 세 번째가 응용되어 변한 것이다. 즉, 역사적으로 독립국가의 경험이 있거나, 인구가 많은 소수민족의 경우에는 자치구라는 성 급의 자치구가 허용되었다. 그리고, 그렇지 못한 소수민족에게는 자치주와 자치현의 작은 단위의 자치가 민족간부의 통치라는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청 시기와 비교하면 통제의 정도는 더욱 강력해졌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의 이러한 통치방식에서 소수민족의 대응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정치적 민족주의가 고양된 민족으로는 몽골, 위구르, 티벳, 회, 조선족의 5개 소수민족이 해당되고 있다. 조선족을 제외한다면, 중국정부가 자치구를 허용한 다섯 민족 중 네 민족이 포함되고, 청 시기의 이번원 귀속 민족에서는 회족을 제외한 세 민족이 포함되고 있다. 회족과 조선족의 경우는 중국 민족정책에서 특이한 집단이다. 회족은 기본적으로 인종적이기 보다 종교에 의해 나눈 범주이다. 특히, 이슬람화 한 한족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것이어서 그 분포의 다양함에 따라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달랐다. 중국의 무슬림이 하나의 족성적 일체를 이룬 것은 오히려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한 회족으로의 분류가 공식화한 이후이다. 그러므로 회족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으로 위의 세 민족과는 구별된다. 조선족 역시 중국 소수민족 중에는 특이한 존재이다. 조선족은 소위 중국의 토착 소수민족이 아닌 이민자로 이루어진 민족이다. 이런 특수 입장은 중국 정부가 조선족에 대한 자치에 있어, 처음에는 성 급으로 나중에는 주급으로 격하시킨 과정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광서의 장족(壯族)의 경우는 역사적으로 정치화하지 않았던 민족이다. 인구가 많아 자치구가 허용되었으나, 정치적 민족주의는 여전히 강력하지 않다. 그러므로, 정치적 민족주의와 문화적 민족주의의 틀로 중국 소수민족의 대응을 분석한다면, 몽골, 티벳, 회, 조선족 4개 민족의 대응과 기타 51개 민족의 문화 민족주의적인 태도를 이해 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중국 사회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네 개 민족"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서는 특수하게 대응하겠다는 태도도 이런 정치와 문화로 민족주의를 구별하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민족주의와 연관된 또 하나의 변수는 지역이다. 주지하다시피, 성급의 자치구가 보장된 다섯 개 민족의 거주지는 한족이 거의 살지 않았던 그 민족의 역사적, 전통적 거주지이다. 5개의 자치구 면적만 하더라도 중국의 전체 면적의 반에 해당하는 영역이 포함된다. 특히, 이들 지역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중국에게는 무척 중요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해안을 제외한다면 이들 지역은 중국의 한족 지역을 북으로부터, 서로 그리고 남쪽까지 에워싸고 있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민족 정책에서의 특이점은 이런 지역적 변수를 고려하여, 한 민족 내부의 갈등을 부추키는 행위(以夷制夷)를 하거나, 지역적 통합과 격하(일종의 게리만더링)를 통해 분열을 일으키거나, 혹은 한족인구의 대량 이주를 통해 한족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번째의 경우는 몽골에서는 동 몽골 부족과 서 몽골 부족의 대립을 격화시키고, 선택적으로 중국의 지도부에 받아들여 갈등을 유발한 정책을 들 수 있다. 울란푸로 대표되는 동몽궐 부족의 친 중공 경향은 몽골족 내부의 한족에 대항하는 민족주의 고양을 어느 정도 초기에 안정시킨 측면이 있다. 그러나, 중국의 분열 정책은 문화혁명 이후 오히려 양 몽골의 통합과 정치적 민족주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이런 분열책은 티벳에서도 시도되어, 달라이 라마와 판첸 라마를 대립시키거나, 지역적으로 캄(Kham), 암도(Amdo), 짱(Tsang)으로 전통적으로 구성된 체제를 이용하여 분열을 시도한 점이다. 그러나, 이 역시 초기의 분열을 제외하고는 성공하지 못하였다. 두 번째의 방법은 첫 번째의 이이제이와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민족구역자치 지방을 축소하거나 합병하거나 취소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몽골의 경우, 현재 동북지방에 해당하는 몽고족 거주지의 동쪽이 모두 흑룡강성에 편입되었다. 티벳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여, 캄과 암도는 일부는 사천성에 편입되고, 일부는 청해성을 신설하여 행정 구역을 달리하였다. 즉, 족성적 티벳(ethnic Tibet)의 범위는 현재의 서장자치구에서는 무척 축소된 것이다. 조선족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자연 인문 지리적으로 길림성의 연변에 가깝고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었던 해림, 영안, 목단강 지역을 흑룡강성에 편입시킨 것이다. 이런 축소, 합병, 취소 행위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즉, 그곳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의 행정 범위를 다르게 하여 그들의 생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한족 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예로, 흑룡강성에 편입된 지역에 거주하는 조선족은 그 해당 행정 기관에 민족 자치 기구가 없으므로, 언어의 사용에서부터 교육, 경제활동, 그리고 민족교류에서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다. 50년이 지난 지금 민족구역 보다 더욱 한족화가 촉진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세 번째의 방법은 한족의 대량 이주이다. 중국은 호구와 단위제도의 국가이다. 이런 측면은 중국에서 인구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민족지역에 한족이 이주한 것은 정책적 성격을 가진다. 초기 1950년대와 60년대의 이주는 주로 동북의 흑룡강성과 길림성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개혁 개방전 까지 즉 1980년 이전의 이주의 중심은 내몽고 였다. 1980년 이후 이주는 주로 신강 위구르 자치구와 티벳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21세기를 맞이한 지금은 서부 개발로 서부 즉 소수민족지구로의 이주를 장려하고 있다. 한족의 대량 이주는 소수민족과 한족과의 접촉을 증가시키고, 소수민족 사회의 사회, 경제 구조는 물론이고, 그들의 생활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이주에 대한 소수민족의 저항은 직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즉, 지역적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동일한 소수민족이더라도 지역에 따라 한족에 대한 그리고 중국의 민족정책에 대한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잇다. 특히, 개방후 도시화가 촉진되면서, 목구(목구)의 몽고족과 도시의 몽고족의 차이는 커지고 있다. 이들이 하나의 민족으로 대응하는데는 이러한 지역적 성격의 제한을 받는다.
외교적 변수는 개혁 개방 후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의 30년간의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은 중국 민족문제를 내부화하고 민족정책에 있어 외부적 요소가 고려되지 않는 경향을 만들었다. 하지만, 개방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중국이 더 이상 내부적으로만 민족문제를 처리할 수 없도록 하였다. 티벳에 대한 인권이나 자치에 대한 문제가 서구에서 전면적으로 부각되면서 중국의 민족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1980년대 중반부터 중국 정부의 민족정책의 주요 관심은 티벳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것이었다. 이런, 티벳에 대한 관심은 티벳에 대해 특혜적 조치를 가져왔고, 중국의 민족정책에서 독특한 양상을 띄게 만들었다. 90년대에 들어서는 위구르족과 회교에 대한 국제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서 중국 정부로 하여금 또한 특수한 정책을 수립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조선족의 경우도 한-중수교 이후 급격하게 외교화한 민족이다. 이러한 민족문제의 외교적 쟁점화는 중국의 외교정책과 소수민족 정책을 상호 연관시켜 고찰하도록 요구하였다. 특히, 빈번해진 소수민족 민간인들의 외국 접촉은 중국의 민족정책 체계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하였고, 저항을 강하게 하였다. 그러나, 외교 정책 변수와 연관한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정책은 티벳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직 많은 문건이 없는 형편이다.
내몽고 자치구에 주로 거주하는 몽골족 문제는 중국 공산당이 모택동 시대부터 계속 고민한 문제이다. 티벳 문제가 80년대부터, 위구르 문제가 90년대의 문제라면 몽골문제는 60-70년대의 주요 문제였다. 특히, 이 시기부터 존재한 내몽골인민당 문제와 그에 따른 중국정부의 처형과정은 내 몽골인들을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소외시킨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물론, 전술한대로 중국 공산당은 몽골인들의 내분을 조장하였다. 특히, 중국 측에 협력하였던 울란푸(Ulanfu)에 대해서도, 문혁 기간 중에 탄압을 가하여, 그와 동 몽골 세력을 소외시키게 된다. 특히, 중국정부는 여러 정치적 사건을 조작하여, 몽골인들을 처형하였는데, 200만 몽골 족 중 친척 중에 한명이라도 박해를 받지 않은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말에서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내 몽골인들의 독립운동은 해외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몽골인민공화국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려는 시도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200만 몽골인 1600만 한족에서 이야기하듯, 한족의 집단이주로 인해 내 몽골은 이름만 자치구이지 사실상 한화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있다. 인구에서 아주 희박한 부분만이 전통적인 농경, 목축에 종사하고 있어, 비록 민족의식은 강하다고 할 지라도 중국내의 몽골인들은 어느 다른 소수민족보다 일찍 한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몽골인의 경우 몽골어를 구사하는 비율은 현격하게 감소하고 있어, 실제적인 몽골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는 50만도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즉, 중국민족정책의 중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성공적인 것이 몽골에 대한 정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몽골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몽골 족은 유목지구나, 흑룡강성의 북부, 청해성, 신강성, 동내몽고 등에 분산 거주하여 사실상 통합이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다.
티벳문제는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에서 핵심적인 부분에 속한다. 특히 개혁개방후 외국과의 교섭과정에서 티벳문제는 항상 중요한 외교적인 장애가 되었다. 서구인들에게 티벳은 중국의 인권 수준과 민족정책의 현 주소가 나타난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서구의 태도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개혁 개방 후 일관되게 정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경제적으로는 티벳에 대한 우대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티벳문제와 연관된 주요 이슈는 1) 티벳이 역사적으로 독립적인 지위를 유지하였는가? 2) 중국의 티벳 점령 후 티벳의 종족성은 억압받았는가?, 3) 티벳의 인구는 한족 유입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가? 그리고, 4) 티벳의 독립운동은 성공할 것인가 하는 주제로 요약할 수 있다. 티벳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민족이론의 대가인 이유한(李維漢)이 "서장의 민족해방의 길"에서 언급한 17개 조항에 관한 설명이후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즉, "중국 공산당은 티벳에서 제국주의적 침략을 몰아내고 티벳을 조국의 대가정안에 편입시켜 민족구역자치를 통해 티벳 인민의 개혁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종교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는 것이다. 그러므로, 티벳 문제에 대한 국제적 간섭은 "조국의 통일을 막고, 조국을 분열시키려는 책동"으로 결코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티벳 민족은 중국의 주장에 대해 모두 부정하며 국제적인 연대를 통해 티벳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티벳인들은 티벳은 독립국이었으며 중국이 주장하는 청나라 시기에도 실제적인 독립을 유지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이 침략할 때 티벳은 독립국으로 영국 등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민족정책에 대한 티벳의 반대는 달라이 라마의 망명으로 표출된 것이며, 이후 문혁기에 자행된 티벳의 문화에 대한 침략음 티벳인들을 절멸(ethnocide)시키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한족의 대량 이주로 티벳 사회에서 도시 부문이 급속하게 한화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티벳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간여는 유엔의 결의안이나 달라이 라마의 노벨 평화상 수상, 미국의 티벳 인권문제를 중미관계 진전에 결부시키는 형태로 나타났다. 주요 쟁점은 티벳의 자결권에 대한 허용과 인권적 사항에 대한 것이다. 유럽의회에서의 티벳인권에 대한 결의안 통과에서 나타나듯 서구 국가들은 티벳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중국과의 관계에서 하나의 현안으로 티벳문제를 언급하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과 중국 전체의 경제적 이득과 연결하여 티벳에 대한 관심은 21세기 들어 좀 감소한 느낌이다. 현재 티벳인의 문제는 급격한 한족의 도시유입과, 박해를 피하는 사람들의 인도에 있는 티벳 망명정부로의 이주, 사천성 및 청해성 일부 티벳인의 한족화, 그리고, 시장경제의 도입에 다른 티벳인으로서의 구심점인 종교의 쇠퇴 등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일부 청년 단체를 중심으로 폭력노선에 기반을 둔 독립운동을 주장하고 있으나, 달라이 라마 사후의 티벳은 민족통합에 있어 심각한 도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서부개발은 티벳을 사천성과 연결시켜 개방시키는 계획으로 티벳의 한족 유입은 더욱 급격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의 티벳은 점차 내몽고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위구르인들의 민족운동은 터키계 민족들의 범터어키 운동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독립에 따른 지원, 또한 이슬람의 지원 등으로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무장 전투가 위구르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고, 북경 등 도시에서 테러 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국외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활동하면서 국내의 위구르인들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두드러진 현상은 이슬람교를 중심으로 뭉치는 것으로 중국내의 2000만 무슬림의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외모에서 다른 점에서 위구르인들의 활동은 쉽게 주목을 받고 있다. 위구르인들의 분리독립운동은 중앙아시아 각 국에서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위구르 망명정부는 터어키의 보호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2001년 만 하더라도, 우즈베키스탄에서 무장 위구르인들에 대한 체포가 있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위구르인들이 이슬람주의자들과 함께 군사훈련을 받은 후 중국으로 파견되고 있다고 한다. 신강자치구의 중요 위구르족 집결지인 카쉬가르, 우룸치 등에서는 중국 공안이나 군대와 전투가 있었다는 소식이 자주 드리고 있다. 이런 위구르족의 저항운동은 현재 중국 정부가 당면한 소수민족 문제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강택민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위구르 자치지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여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의 위구르족 및 터어키계 주민들 그리고 무슬림과의 연대로 그 차단은 무척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중국의 회족은 이슬람의 여러 분파(수니, 시아 등)와 또 여러 혼합적인 분파들을 모두 받아들여 이념적으로는 현재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국가가 기본적으로 상층부를 통제하고 있다고는 하나, 1000여 년의 뿌리깊은 지역적, 종교적 특색은 그들만의 공동체를 여러 지역에서 형성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아랍어와 혼용되어 쓰이는 그들만의 특수용어와 폐쇄적 생활로 일반 한족에 대한 저항이 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순교자 마명심과 연관된 유적들의 성역화 문제와 이를 둘러싼 중앙정부와의 충돌과정에서 빚어진 유혈사태와 그후의 대응에서 집단적인 단결력을 보여주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1990년대 북경에서 벌어진 회족 또는 무슬림의 권리를 향상하여야 한다는 시위는 중국 정부에서 진압하지 않고 진행되도록 하였을 정도로 회족의 문제는 중국의 민족 통합에 있어서 현재 뇌관과도 같은 것이다. 5) 조선족, 소수민족의 모범?
그러나, 이주민족으로서 한반도에 모국이 존재하는 관계로 한국전쟁을 통해 민족간부의 많은 부분을 소실하고, 1957년부터 시작한 반 우파 투쟁과 지방민족주의 투쟁, 그리고 문화혁명기의 계급대오정리운동을 통해 실제적으로 거의 모든 민족간부가 사라지게 된다. 이런 과정은 조선족의 족성을 급격하게 한족화 시키는데 기여하는데,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조선족의 반응은 정치적이라기 보다는 문화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언어, 문학, 예술, 출판, 교육을 통한 이런 문화적 민족주의는 일부 정치화하면서 조선족의 문화마저 위협받게 된다. 1992년 한국과 중국 정부가 수교하자 조선족의 민족주의는 다시 한번 고양되게 된다. 그러나, 외부 민족주의의 영향으로 인한 조선족의 민족주의는 곧 중앙정부의 주시를 받게되고, 통제받게 된다. 현재, 조선족의 문제는 민족주의가 아니다. 인구의 변동으로 인한 조선족 사회의 붕괴가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조선족은 200만 조선족 중 20만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중국의 관내로 진출한 조선족도 10만이 넘는 것으로 보도되면서, 연변조선족 자치주는 심각한 존립의 위협을 받고 있다. 사정은 자치주를 제외한 한족과의 혼거(혼거)지역에서 더욱 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많은 조선족 후속 세대가 한족화 하고 있다는 것이다. 티벳인과 함께 조선족의 족성을 약화시키는 힘은 중국의 민족정책이 아니라, 경제적 근대화와 그에 따른 변화인 것이다. 조선족은 한때 중국 소수민족 중 모범 소수민족으로 알려졌다. 이제, 한족화가 진행되면서 중국민족정책의 목표인 융합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은 청 말기 반란을 일으킨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앙정부에 적대적인 운동을 하지 않았다. 특히, 많은 지역이 산악의 오지인 관계로 사회 경제적으로 중국의 주요 한족 거주지 보다 생활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공산당이 집권하고 사회 개혁을 통해 이곳의 사회구조를 바꾼 후 소수민족에 대한 보호 정책이 가장 성공을 거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생활 환경이 좀 더 좋아졌고, 계속 한족과 잡거한 관계로 문화혁명기에도 특별하게 박해를 받지 않았다. 현재는 중국 전체의 한족간의 차이보다, 이 곳의 소수민족간 혹은 이 곳 소수민족과 한족간의 차이가 더 적다고 할 정도로 많은 부분이 한족 화 혹은 이 지역화 하였다. 이것은 이곳의 한족도 소수민족의 많은 부분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어서, 대리 등 여러 도시에서 한족과 소수민족의 차이는 의복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그러나 산간 농촌 지역에서는 여전히 민족적 정체성이 강하며, 중국 정부는 이러한 특이성을 관광산업의 진작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서부개발은 이 소수민족들이 더욱 중국 화하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러나 이제, 중국의 소수민족문제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은 위의 이데올로기적인 도전이 아니다. 이것은 전혀 다른 종류의 도전으로 시장경제의 도입과 중국의 국제화라고 하는 경제의 개방화가 몰고 온 중국 사회의 근본적 변화에 기반한 소수민족 사회의 변화이다. 이러한 근본 변화를 정책에 입안하기 위하여, 중국 정부는 한족 지역과 소수민족 지역의 발전의 차이를 줄이고, 빈곤문제를 해결하며, 민족 자치 정부의 재정 상태를 개선하고, 민족지구가 위치한 변경 지구의 발전을 위해 서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등소평 시기의 논리를 그대로 이어 받아, 서부개발을 통한 조국 통일과 사회안정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부개발 자체가 민족지구 보다는 서부의 한족지구 중심으로 추진되고, 소수민족에 대한 통합을 목표로 하는 점에서 중국의 민족정책이 근본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세계의 변화와 중국의 변화 그리고 그 속에서 중국의 소수민족 사회의 변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소수민족이 이런 변화의 와중에서 사회가 근본적인 해체를 경험하면서 중국 사회에 좀 더 통합될지 아니면, 중국정부의 정책이 좀 더 다원적인 성격을 가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 또한, 이런 변화는 변화에 대응하면서 진행되는 소수민족 자체의 민족주의에 따라서도 많이 그 방향이 바뀔 수 잇는 것이다. 현재의 중국에서의 소수민족문제는 이런 근본적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민족연구> 제9호 |